이번 이야기는 신과 요정과 인간간의 사랑 이야기 이다. 신이나 요정이나 인간에게는 자기 나름대로의 직분이라는 것이 있지만 사랑이라는 묘약앞에 이러한 명예나 지위는 아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다음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동안 신의 사랑과 질투를 봤다면 이번 3권은 상대를 가리지 않는 열정적인 사랑 이야기 들이다. 

<에우로페와 카드모스> 유럽의 어원이 된 에우로페와 테베의 시조가 된 카드모스의 이야기이다. 에우로페는 그 뛰어난 미모로 한몸에 사랑을 받지만 제우스라는 바람둥이의 손을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결국 에우로페를 납치한 제우스는 크레타섬으로 에우로페를 데리고 와서 아들 미노스를 낳고 크레타 문명의 꽃을 피우게 된다. 한편 에오로페의 오빠인 카드모스는 신탁을 받고 새로운 땅에 정착하여 테베의 시조가 된다. 여기서 인간과 여신의 최초의 결혼이 이루어지게 되는데 카드모스는 아프로디테의 딸인 하르모니아와 결혼하는 최초의 사례를 만든다. 에우로페와 관련하여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는 제우스가 헤파이토스에게 부탁하여 만든 최초의 로봇 탈로스가 등장하는 부분이다. 탈로스는 크레타섬의 수호신으로 에우로페를 지키게 된다. 

<미노스왕과 파시파에왕비> 미노타우로스와 미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신화 이야기 이다. 미노스는 제우스와 인간인 에우로페 사이에서 태어나 크레타 문명을 이끈 왕이다. 제우스의 보살핌으로 왕국은 번성하게 되지만 포세이돈에게 밉보여 그만 자신의 아내인 파시파에가 황소와 사랑에 빠져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낳게 된다. 우리는 여기서 천재적인 발명가이자 건축가인 다이달로스의 작품인 미궁을 만나게 된다.  

<에로스와 프시케> 알폰론도 호되게 당한 에로스의 장난이 이번에는 자신이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 이다. 프시케는 지금도 의심 많은 여자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그녀의 미모는 아프로디테를 능가할 정도로 칭송이 자자하게 되자 아프로디테는 자신의 아들인 에로스로 하여금 프시케를 골탕 먹이려 하지만 오히려 프시케의 미모에 그만 에로스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 둘의 사랑이야기는 미녀와 야수의 모티브가 되었고 후에 신데렐라와 우리나라의 콩쥐팥쥐의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 이다. 아마 그리스 로마 신화중 몇 안되는 해피앤딩으로 마무리 되는 이야기이다. 후에 프시케는 신들의 음료인 암브로시아를 먹고 영원히 에로스와 사랑하게 된다. 

<에코와 나르키소스> 메아리의 주인공 요정 에코와 자화자찬의 대명사 나르키소스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말이 많았던 에코는 헤라의 저주를 받고 영원히 자신의 말을 못하는 처지에 빠지고 너무나 잘생긴 청년 나르키소스를 사랑하게 되고 만다. 하지만 이들의 비극은 나르키소스가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그만 심취 하면서 끝이나게 된다. 요정 에코와 나르키소스의 사랑은 대표적인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남게 된다. 여담중 하나는 나르키소스는 죽어서 스틱스강을 건너면서 까지 강물에 비친 자신을 모습을 사랑했다는 이야기도 남아 있다. 

지금도 사랑 앞에는 나이와 국경이 존재하지 않듯이 먼 옛날 그리스인들은 신과 요정과 인간간의 사랑 이야기를 아름답게 때론 슬프게 만들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랑에 변하지 않는 것은 사랑과 의심은 함께 할 수 없다는 진리일 것이다. 진정한 사랑이란 다름아닌 상대에 대한 무한한 믿음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사랑 이야기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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