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는 자본주의 시스템속을 받아들이고 나름대로 적응해나가면서 자본주의시스템이 그나마 대안이라고 믿어왔던 모든 이들에게 커다란 충격파를 던져 주었고 그 파장의 여파는 지금도 진행형에 있다. 그리고 대처여사와 카우보이 레이건에 의해 시작된 신자유주의라는 히로인은 무대장막뒤로 모습을 잠시 감추었지만 그들이 이끌어왔던 사조가 온전히 변했다고는 할 수 없을만큼의 영향력을 내비치면서 지금 세계경제는 한치앞을 예측할 수 없는 그야말로 살얼음판위를 걷고 있는 형국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금융위기이후 수 많은 학자들의 미래경제예측관련 저서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지만 실상 어느 하나 시원하게 궁금증을 해소해준 것 역시 없는게 현실이다. 그만큼 독일 물리학자인 베르너 하이젠버그의 '불확정성의 원리'를 대변하고 있는 시대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고 우리는 바로 이러한 불확정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대니얼 앨트먼의 <10년 후 미래>는 그동안 출간된 경제예측서와는 사뭇 다른 분석기법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새로운 개념의 미래경제 예측 진단서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그동안 우리는 경제를 분석하는 방법론적인 형태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시장의 원리와 인간 효용, 그리고 인간의 합리화, 소비패턴등에서 부터 현재 행동경제학이라는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법과 학설이 선을 보였다. 그리고 경제성장과 관련된 세부적인 요인들의 판단면에서도 수치로 들어나는 경제적 지표와 이를 뒤받침하는 하드웨어적인 인프라등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판단해왔다. 하지만 저자는 이번에 정치,경제,사회,문화에 내재돼 있어 단기간에 변하기 힘든, 한 국가의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뜻의 딥 팩터(deep facts)라는 새로운 개념을 가지고 지금 외형적인 면에서 미국을 앞지르고 있는 중국이나 세계최대의 경제블럭 유럽연합의 한계를 지적하고 이들 두 개체가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점을 조목조목 딥 팩터에 근거하여 논거하고 있다. 또한 경제식민주의의 대두와 이민정책의 변화, 자본주의에 대한 반발과 정치적인 불안정, 거대한 금융 암시장의 등장과 기후변화등에 대한 나름대로의 예리한 분석과 예측을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위험요소들에 반해 selling power, mobile professional등의 라이프스타일 허브등의 등장으로 세계 경제는 새로운 국면과 기회를 맞이할 것이라는 논평도 덧붙이고 있다.

 

전반적으로 딥 팩트라는 새로운 개념과 라이프스타일 허브등의 논거가 눈에 띄는 것이 사실이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기회의 측면에서 다소 미국적인 정서가 강하게 엿보인다는 점에서 이 또한 눈에 거슬리는 부분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또한 중국이나 유럽연합경제에 대한 희망적인 예측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겐 어필될 수 있는 부분도 반감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딥 팩트에 대한 고찰과 경제성장과의 연관성에 대한 문제 제기 그리고 인구 고령화 문제와 폐쇄적인 이민정책으로 경제적 파이가 줄어던 일본의 경우는 우리 경제현실과 더불어 지금 불확정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많은 점을 시사할 것으로 보인다. 

10년후미래, 대니얼앨트먼, 청림출판, 딥팩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