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브라운의 책을 만나게 되면 나는 ’고릴라’부터 찾느라 페이지를 휘리릭 넘기곤 한다. 그리고는 고릴라가 눈에 띄면 그제서야 빙그레 미소를 짓게 되는데,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아마도 <고릴라>책을 보면서 부터 였는지, 아니면 <동물원>을 보면서 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들을 좋아하다보니 한 권, 한 권씩 사 모으면서 보니 책 속에서 어떤 형태로든 고릴라를 만나게 되자, 다음 작품들에도 은근히 고릴라를 기대(?)하게 된 것 같다.  당연 이 책에서도 고릴라를 만날 수 있다. 고릴라인형복장으로~^^.  어디 앤서니 브라운하면 고릴라만 떠오르겠는가?  삽화 안에 그려진 숨은 그림찾기가 떠오르기도 하고, 익살스럽기도 하고 기발한 그림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너도 갖고 싶니?>에서도 물론 앤서니 브라운 특유의 기발하고 익살스런 그림들과 숨은 그림들을 만나 볼수 있다.   

이 책은 상반되는 두 아이를 그려 놓았다.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는 제레미, 친구 샘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자랑하듯 보여주곤 항상 묻는다. 너도 갖고 싶니?, 너도 먹고 싶니?, 너도 타고 싶니?, 너도 하고 싶니?. 그러곤, 혼자서 타고, 혼자서 먹고, 혼자서......  
제레미가 그럴때 마다 샘은 별표정이 없다. 갖고 싶지 않은걸까? 아니면 자존심이 상해서 표정을 감추는 걸까?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보면 샘의 마음을 읽게 된다. 모든 걸 가졌지만 실상은 채워지지 않아 애태워하는 듯 보이는 제레미와 아무것도 가진게 없지만 무언가 꽉 차 있어 풍요로와 보이는 샘을 말이다.
친구 제레미가 얄밉게 굴건 말건, 놀자고 하면 같이 놀아 주는 샘, 또 물에 빠지자 돌아와서 건져 주는 샘, 앤서니 브라운은 두 아이를 그리면서 물질적인 풍요보다는 마음의 풍요로움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넌지시 이야기 해준다. 

아이들에게 샘과 같은 마음을 가지라고 하기엔 글쎄? 싶지는 않을 것 같다. 우리 어른들도 쉽지 않으니말이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누군가 가지고 있다면 갖고 싶은 마음이 왜 없을까?  앤서니 브라운은 가지고 싶은 마음을 갖지 말라고 얘기 하는것이 아니라 가진 자와 갖지 않는 자를 통해서 가진 자의 행동에 따라, 그리고 갖지 않는 자의 마음가짐에 따라 행복은 달리 느껴진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닐까?  제레미처럼 모든 걸 가질 수 있는 아이라하더라도 그 가진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친구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마음을 지녔더라면 훨씬 행복했을 터이니 말이다.  

이 책에서 빼뜨릴 수 없는 묘미는 그림이 아닐 수 없다.  잔디가 깔려있는 공원의 희한한 풍경, 빨랫줄 위를 걸어가는 양말, 고릴라를 보고 놀란 할머니의 짝이 맞지 않는 구두, 개 목줄에 달린 사슬의 손모양등등... 그림 속 기발한 상상은 가히 앤서니 브라운이구나~싶은데, 그림 구석구석 풀어놓은 유머러스하고 기발한 이야기에 흠뻑 빠져 들게 하는 참으로 매력적인 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