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나들이를 기꺼이 즐거워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친구들과 노는 것이 즐거우려면 친구들끼리 서로 마음이 통해야 하듯이, 그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림 보는 것이 즐거우려면, 그림과의 소통이 중요할텐데,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은 쉽지 않다. 거기다 그림을 설명하는 것 또한 어렵다. 그림 읽기는 주관적이기 때문에 각자가 보고 느끼는 감상도 다를테니 말이다.
작가는, 주인공 엘루아를 통해 우리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재미있고 진솔하게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책 속 내용을 살짝 적어보면~~ 
엘루아는 미술을 생각만 해도 지루해지는 아이다.
학교에서 단체로 미술관 견학 학습을 가게 되었는데, 그림 속에서 한 여인이 자신을 애타게 부르는 소리를 듣게 되고, 그 여인이 찾아 달라는 '아기 천사'를 찾아 주기 위해, 여러 그림 속으로도 들어가보고, 많은 그림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어렵게 '아기 천사'를 찾아 그 여인에게 되돌려 보낸 엘루아는 그렇게 그림들과 이야기를 나눴던 그 날을 잊지 못한다.

그림을 접할 때는 순수한 마음이어야 한다고, 그래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고 말한다. 눈에 보이는 그대로 자신에게 느껴지는 그 감상이야말로 순수함이다. 그렇게 그림과 소통을 이루어가다보면 그림에 흥미가 커지고, 흥미가 커진만큼 더욱 자주 여러 그림들을 찾아서 보게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림을 좋아하고 즐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조각은 말하지 않아. 단지 사물일 뿐이니까!
당신은 그림이잖아요. 그림은 사물이 아닌가요?
그래 맞아. 하지만 우리는 색으로 칠해져 있잖아! 색, 그건 생명과도 같은 거야!
사물인 그림이 어떻게 말을 하느냐고 묻는 주인공 엘루아의 질문에 그림 속 부인이 말한 대답이다. 생명과도 같은 색을 가득 품고 있는 그림들... 그 색상이 던지는 느낌 그대로 감상하는 것이, 그림 감상의 시작이 아닐까?
엘루아가 몬드리안의 <구성 A>를 보고~ 어떤 건 공중에 떠 있는 것 같다고 느낀 것도 그렇고, 이브 클라인의 <모노크롬 IKB71 캘리포니아>를 보면서, 정신을 빼앗길만큼 파란 파랑에 미소가 번졌듯이 말이다.
우리아이는 이브 클라인의 파랑을, 아주 샛파랗지만 부드럽다~라고 표현한다.^^*

조각은 단지 사물일 뿐이라고 여인은 말했지만, 마지막에 엘루아가 포옥 빠져버린 파랑에서 기다란 손을 뻗쳐 엘루아와 아기 천사를 구해 준 건 조각상이였다. 그 조각상은 자코메티의 <걷고 있는 남자>라는 작품으로, 엘루아가 미술관 견학 숙제로 선택한 작품도 그 조각상이다.

미술 작품들을 더 이상 사물로 접하지 말고 살아있는 것처럼 대하는 마음... 그 마음을 바탕으로, 작품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작품 속으로 뛰어 들어가 모험을 하기도 했던 엘루아처럼, 미술작품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내 느낌대로 이야기도 만들고 즐기며, 작품이 주는 즐거움을 하나씩 맛볼 수 있게 된다면, 누구라도 뮤지엄고어가 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부록페이지에는 본문에서 볼 수 있는 작품들에 대한 소개글이 실려있다. 각 작품에 대한 그림과 함께 실제 작품 사진도 같이 실렸으면 더욱 좋았을텐데... 그 점이 조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