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 - 유며안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으로 굉장히 기대를 많이 한 작품으로 어떤 내용을 담았을까 상상을 많이 하면서 보았다.결과적으로 말하면 그다지 내가 원하던 그런 작품은 아니었다. 일단 명작이라는 점. 민음사의 모던 클래식 시리즈의 작품이라는 점. 요시모토 바나나의 첫 작품이라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라는 점이 위안이라고나 할까.

 

등장인물도 많지 않다. 만약 해설서조차 없었더라면 무슨 말인지 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가늠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르는 작품이다. 그만큼.후반가면서 집중도도 떨어지고 즐기지도 못했다. 할머니 장례식에 온 유이치라는 인물이 미카케를 찾아오면서 얘기는 시작된다. 본의 아니게 세상에 이젠 혼자가 되어버린 미카케에게 죽은 할머니와 친하게 지내던 꽃집 청년이 같이 갈 곳이 없다면 같이 살자고 제안한다. 나는 휴학생인지라 생활비도 빠듯하고 방도 곧 비워줘야 하는 판이어서 여러모로 반가운 제안이었다. 그곳에서는  유이치의 어머니가 계신다. 상당히 여성스러운 분이시며 게이바에서 일한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그녀는 성전환 수술자인지는 알 수 없으나 요이치에게 아버지이나 어머니 이다. 무슨 얘기냐면 한때는 아버지 였으나 아내가 죽은 후에 여자가 되었다 (?) 여자가 되기로 결심했대요.역할 상 여자 즉 어머니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은 물론 게이바에 일하는 것만 보아도 이미 자신의 정체관조차 여성으로 확고히 다져진 것 같다. 말투나 하이힐을 신고 다니는 장면,생각하는 각도등에서 도드라진다. 어디에서도 성전환 수술을 했다느니 가슴이 어떻고, 성기가 어떻고 이런 얘기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런 것은 독자의 판단에 맡기는 수 밖에.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이 결국 죽음의 원인이 된다. 그녀를 쫓아다닌 미친 놈이 그녀를 살해하기에 이른 것이다. 결국 요이치도 혼자가 되었다. 미카케는 대학을 중퇴하고 요리어시스턴트가 되었다. 끝에는 요이치와 맛있는 돈까스덮밥을 나눠먹으면서 끝난다.

 

책은 키친- 만월 - 달빛 그림자의 3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내가 집중을 못했던 이유 중에 하나가 이 세작품이 하나의 키친이라는 작품이 아니라 각개 작품이었다는 점이다. 당연히 내용이 이어지지 않으니 이해하기 곤란했다. 다른 독자분들은 이런 실수하지 않길 바란다. 해설을 참조하면 행복한 상처깁기에 원형을 보여준다. 라고 쓰고 있다. 즉 위로와 회복으로 나는 보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 일본 현대문학을 양분한 작가로 인정받는 바나나의 첫작품이었다. 분명 나무랄 것은 없으나 별이 5개가 아닌 점은 왠지 잔잔한 음악이나 혹은 커피나 차가 한 잔 옆에 없어서가 아닐까 하는 쓸데 없는 생각도 해본다.

 

키친, 요시모토바나나, 현대문학,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