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나오는 싯다르타는 부처라서 깨달음을 얻은 경지를 설명하기 보다 거기에 다다르려고 하는 과정의 싯다국의 왕자 이야기이다. 마치 목표에 도달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모습이라서 더욱 측은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다. 만약 해탈한 부처님의 얘기였다면 접근하는 느낌은 좀 더 달라졌을 지도 모르지만 그도 한 명의 여린 인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글이다. 결국 싯다르타는 고타마 싯다르타가 되지만.가는 과정은 녹록하지 않다.서문을 잠깐 살펴보면 이 글은 헤르만 헤세의 자신의 고백적인 글임을 알 수 있다. 인간의 내면을 파헤치고자 하는 인간으로서의 욕구.

 

그와 어렸을 때부터 함께하는 이가 사만다이다. 유일한 친구이자 동반자이고 그나마 싯다르타와 함께 대화를 하는 이다. 언제까지나 그를 따를 것이라 사만다는 생각하지만 그 생각은 오래가지 못한다. 처음에 왕자로서 태어나 부족함이 없이 자란 이가 싯다르타인데 그냥 살았으면 평생을 살았을 것을 굳이 어려움을 자처한다. 인간이 무엇이냐는 가장 근원적 물음, 고통은 왜있어야만 하는지 인간은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것인지 처절하게 앎을 구하려 한다. 처음에는 그가 있는 나라의 종교 즉 브라만의 교리를 배운다. 브라만의 교리 역시 그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물론 훌륭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다음 그것을 실천하는 현실의 브라만은 어디로 다 죄다 숨어 버렸는가? 그 때 사문이 지나간다. 이 마르다 못해 앙상한 몸을 가지고 정진하는 이들을 보면서 싯다르타는 이들이 되기로 결심한다. 결국 사만다와 갈등을 겪게 되고 사만다 역시 더이상 싯다르타와 함께 할 수 없음을 직감한다.

 

싯다르타의 넓적다리살이 빠지고 수염은 힘없이 자라며,전체적으로 메마르게 된다. 끝없이 정진하고 단식했기 때문이다. 동공만은 여전히 힘차다. 그리고 역시 사문의 교리에서도 더이상 앎을 (옴이라고도 한다.)얻지 못하야 떠나아 할 때임을 결심한다. 사문의 장로는 이러한 사실에 격노해서 그를 꾸짖으려하지만 싯다르타의 위엄에 오히려 고개 숙인다. 싯다르타는 떠난다. 그리고 카밀라를 만난다. 카밀라는 쉽게 말하면 부잣집 창녀쯤으로 생각할 수 있는 데 싯다르타는 그녀에게서 성의 환락과 색의 욕구를 배운다. 싯다르타의 옴이 점점 사라지고 세속화 되어가기 까지 한다. 돈도 벌기 시작한다. 금전에 대한 욕구도 샘솟기 시작한다. 싯다르타는 이것들에게서 만족감을 얻지만 최고의 경지를 가지지 못하고 카밀라의 곁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다시 정진이 시작된 것이다. 이미 카밀라는 싯다르타의 아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싯다르타는 그러다 뱃사공 바스데바에게 도달한다. 그에게 머물 것을 부탁하고 바스데바에게서 머물게 된다. 후에 싯다르타의 아들이 찾아오고 다시 가출하며 어머니(카밀라의 죽음)을 알린다. 사실 카밀라는 알고 있었다. 사문이었기에 그녀는 그를 떠나 보낼 수 밖에 없음을 그래서 그를 붙잡지 않았다.싯다르타는 이러한 세속적인 삶까지 거친 다음 괴로움에 직면하게 된다. 찾아떠나는 강에서 느끼는 고통. 소리와 웃음에서 소리를 구분를 하여낼 수 있을 때 옴의 단계 (완성)이 된다. 그리고 뱃사공이 되고 다시 사만다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여전히 사만다와의 거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사만다는 그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이미 석가가 된 해탈에 경지에 이른 그에게서 무언가 강렬함을 받는다.

 

모든 진리는 그 역또한 참의 진리이다. 이 단순한 진리에 도달하는 순간 모든 번뇌가 사라진다.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삶인가? 그럼 고통스럽지 않으면 그것이 인간이 삶이냐고 거꾸로 물을 수 있을 것이다. 아니다. 고통스럽지 않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래도 받아드리면 된다. 그 역이라고 부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안전하다고 행복하다고 그것만 추구에 대상이 아니라 고통스러움, 불안, 죽음 역시 진리였던 것이다. 이 당연하고도 단순함을 얻는 순간 당신도 이미 붓다이다.

부처, 불교, 싯다르타, 헤르만헤세종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