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간다운 인간이라고나 할까 그의 소설을 다 읽었을 때 결국 내가 내린 판단은 이것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그는 꽤나 영악한 존재이면서도 꽤나 창의적인 존재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당연하게 받아드렸을 것을 그는 모조리 궁금해 하고 있다. 책에서 나오는 몇 가지를 얘기하자면 일단공복감이 있다.

 

공복감.- 우리는 배가 고프면 무언가를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그러나 이 현상만 가지고는 인간인지 동물인지 분간할 수 가 없다. 동물도 배가 고프면 먹이를 찾기 때문이다. 오직 인간이기 때문에 공복감에 의문을 제기한다. 배가 고프면 먹어야 하는가? 배가 고프다는  것은 단순히 먹는 행위만을 뜻하나? 이런 동물이 보기에는 영 이해하기 힘든 질문을 뜻한다. 하지만 인간은 고상하다. 그리고 되돌릴 수 없을 만큼 두뇌는 진화를 해서 그냥 넘어 갈 수가 없다.그렇기에 여기에 주인공은 지극히 인간이다. 제목과는 오히려 반대로 인간으로서의 자격을 보여준다.

 

하루 세 끼 - 기본적으로 현대사회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가정이라면 식사를 하루에 세 끼할 것이다. 하지만 과연 세 끼가 옳을까? 주인공은 이런 질문을 제기한다. 물론 과학적으로 평균적인 생활을 하는 현대인에게 세 끼가 적당하다고 한다. 물론 정상적인 신체적 활동을 했을 경우를 뜻한다. 그렇지 않고 정크푸드나 지나친 과식을 한다면 세 끼도 지나치다. 조선시대에는 하루에 한 끼만 먹고도 살았다는 것이 증명해준다.

 

화 - 화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화란 무엇인가? 으르렁거림. 가장 천박해 보이는 행동중에 하나가 자신의 화를 주체못하고 표출하는 행동이다. 이것은 동물들은 서슴없이 한다. 자신에 영역에 들어온다면 이빨을 들어내고 경계한다. 인간은 이것을 혐오한다. 차분하지 못한, 고상하지 못한 행동이니까. 어린 주인공은 벌써부터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

 

여자 수행은 창녀한테서 쌓는 것이 제일 엄격하고 효과가 있다고 하던데

 

글쓴이는 이런 사실을 어릴 때 익살을 통해서 숨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분명 자신의 행동이 평범한 인간의 무리와는 다르다고 여겨서일 것이다. 일부러 멍청하게 군다고나 할까 그러다 동창인 다케이치에게 간파당한다. "너 일부러 그런거지?" 주인공은 들켰다는 생각에 심하게 충격을 받는다. 아무튼 그런 행동은 그가 고등학생이 되서도 대학생이 되서도 계속되어서 마르크스 연구회에서조차 분위기를 푸는 데 한 몫하게 된다.

 

낡은 하숙집으로 옮기고 이 년의 11월 연상의 유부녀와 정사 비슷한 사건을 일으켰습니다.

 

대부분 이런 과정을 겪는 이들은 성에 관해서 다른 쪽으로 접근을 한다. 사회 규범은 일부일처제이고 유부녀와의 정사는 불륜으로 간주된다.우리 사회에서도 이런 행동을 법적으로 금하고 있다. 그리고 우습게도 엄청난 불륜사건이 또 발생한다.물론 주인공이 일으킨 사건은 불륜이 아니다. 사귀게 된 쓰네코와의 투신 자살이다. 그리고 홀로 살아남는다.(이글은 분명 허구이지만 평생 자살을 오사무의 삶과 관련이 있다.)

 

과학의 거짓 수학의 거짓 통계의 거짓

 

글은 역시 당시 사회상을 반영한다. 과학주의는 물론 사회주의 까지 현대사회와 별 다를바 없다. 과학의 거짓이라는 것이 이것을 말해준다. 우리는 철저한 과학주의 사회에 살아간다. 하지만 과학은 해체적 접근의 방법일 뿐이다. 도저히 이것만으로는 복잡한 사회현상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 모든 것을 통계로 확률로 분석하려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이도 없다. 하지만 현대인은 줄곧 이러한 함정에 빠져산다. 철저하게 주인공은 이사실을 지적한다.

 

난폭할만큼 큰 기쁨이 평생에 단한번이래도 상관없다.

 

그런 그에게 결혼을 할 상대가 생긴다. 다름 아님 18세의 담배가게 아가씨이다. 담배가게 아가씨라. 윤도현의 담배가게 아가씨가 떠오른 것은 비단 나뿐만 일까? 담배가게 아가씨는 정말로 이쁘다네~~

 

철컥하고 열쇠가 잠겼습니다.

 

이것이 뜻하는 바를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정신병원이다. 모르핀 주사와 알콜 중독에 이은 다량의 수면제 복용으로 자살을 기도하고 즉 인간 실격이 되는 상황이다.

 

민음사의 세계문학시리즈의 장점은 해설에 있다. 특히 세계고전문학은 대개 그 소설만이 담고 있는 의미보다 당시 반영된 사회상과 던져주는 메세지에 대개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조금만 소개하자면 결국 인간실격은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살 것인가인 주체에 대한 탐구를 얘기한다. 그리고 죽는 것도 어떻게 라는 방법을 수반한다. 자기 해명적 허구화를 시도한 작품으로 인간의 나약함을 잘 표현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결국 자살이라. 하지만 자살은 동물은 꿈도 꿀 수 없을만큼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생명적 명령을 거스르는 사상적 판단이다. 제정신인 유전자 명령이라면 도저히 스스로 죽는 방법을 선택할 수 없다.(물론 인간은 이에 반해서 자살이라는 선택을 하는 유일한 동물이다.)결국 인간 실격이라지만 가장 인간다운 행동을 글쓴이는 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인간자체가 나약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지만.

 

인간실격, 고전, 문학, 자살, 다자이오사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