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읽은 후 미니 감상평

읽다보면 음악이 그리워지는 책 <내 마음의 여행>. 이 책은 길 따라 산 따라 정처 없이 떠도는 발걸음마냥 전국의 아름다움만을 모아 놓은 것 같다. 마음의 넉넉함을 찾고자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지금 내게 딱 필요한 맞춤형 책이라 생각했다. 여행의 목마름과 그리움으로 늘 떠나고 싶은 마음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지만 현실은 나를 보이지 않은 끈으로 묶어 놓았다. 하지만 이 책을 따라 여행하다보면 낯선이의 향기도 느낄 수 있고  우리의 정다운 부모님도 만날 수 있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산과 바다 역시 몇 번의 세월의 옷을 갈아입었지만 과거와 현재 속에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아마도 그곳은 오늘도 어김없이 여행자들의 안식처가 되어주고 있을 것이다. 또 얼마나 많은 연인들이 그 거리를 거닐며 사랑하고, 이별하고 또 추억하기 위해 그곳에 되돌아 왔을까도 생각해 보았다.

우리나라 자연 곳곳에 펼쳐진 아름다움을 한 권의 책으로 담기에는 아마 부족했을 것이다. 눈의 나라 강원 한계령, 어머니 품처럼 크고 깊은 전북 무주의 계곡, 바람 속에 열린 섬 제주 추자도 사람들, 등대지기 외로운 경북 울릉도, 화려한 봄꽃의 물든 지심도, 산방리 산골마을의 찾아온 봄볕, 육지 속 섬마을 내도리, 금강의 아픈 역사 백마강, 추억의 도시 장항, 어머니 같은 태백산, 지금은 사라진 옛 광업소 현장 장성,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 전남의 명소 지리산, 인생의 바위 절골계곡, 그리움이 깃든 섬 통영, 깊은 흉터를 간직한 용초도, 삶을 다독여주는 그 바닷가 외딴 섬 연화도, 섬들의 맏형 욕지도 그렇게 끝도 없이 페이지마다 구구절절 아름다운 글과 함께 사진이 펼쳐져 있었다. 산과 바다는 과연 몇 년의 세월을 견디어 온 걸까? 초록이 몇 번이나 그 색을 갈아입었을까? 움켜 잡으려해도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는 세월을 묵묵히 잘도 견뎌온 자연이다. 그 많고 많은 시절이 옛 이야기가 되어 되돌아와도 자연은 언제나 제자리이다. 이 책을 읽으며 자연을 닮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처럼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보다는 자연처럼 그저 변함없이 세월 따라 사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그랬던 걸까! 산 사람들은 욕심 하나 없이 살다보니 어느덧 산을 닮아 버렸다. 그래도 자식 앞에 서면 눈물 많은 부모로, 욕심 많은 부모로 변하기 마련이다. 그 욕심이라야 객지에 나간 자식들 전화 한 통 기다리는 것이 고작이다. 

천 년의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을 강산을 우리가 아름답게 지켜야 함을 새삼 깨달아 본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다고해서 이 땅의 주인이 우리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신에 대한 교만이다. 신이 만들어 놓은 이 대지를 후손에게 그대로 물려줄 막대한 책임이 있음을 느낀다.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신이 베풀어 놓은 이 땅의 모든 것을 우리는 공짜로 얻어먹고 자연이 주는 대로 거두면서도 오히려 고마워하기는 커녕 그것을 사고팔고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신은 우리에게 공짜로 주었는데 인간은 우리에게 댓가를 요구하니 참 아이러니한 세상이다. 하지만 결국 어떤 인생을 살았든 우리는 모두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저 인간은 자연의 일부일 뿐이다. 그러니 짧은 인생 자연과 더불어 마음 따라 세월 따라 바람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