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다. 뭐라 표현하기 힘들다. 그냥 재밌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제일 나은 듯 싶다.  책 표지나 광고를 봐서는 그냥 가볍게 읽고 마는 소설인 줄 알았다. 그래서 나도 가볍게 들었던 책이다. 물론 이 소설 가볍다. 그러나 그냥 가벼운 무게감이 있는게 아니라 진부한 대학 짝사랑 스토리에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코믹하면서도 환상적인, 결코 조화가 될 수 없는 두 친구가 어울리는 언발란스한 상황처럼 완벽한 무게를 이뤄내는데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여기 나오는 주인공  후배 여자는 엽기 발랄하다.  엽기적인 그녀에 나오는 전지현보다 더 가공할 만한 파워를 가졌다. 표지 그림으로도 상상이 가는 그녀의 가녀린 몸에선 세상 어느 누구도 막지 못할 엉뚱함을 가졌다.  술 대마왕 이백을 상대로 술 내기를 이기지 않나 축제 때는 뛰어난 사격 솜씨를 벌여 큰 잉어인형을 받고 그걸 매고 다니질 않나 축제 기간동안 벌어진 연극 괴팍왕에선 주인공으로 맹활약한다. 여자도 상황에 따라 어이없는 인간을 위해 철권을 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는데 사랑이 담긴 친구펀치를 날리라는 친구 말에 친구펀치를 먹이는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너무나도 귀여운 여인이다.

 그에 반해 그를 좋아하는 선배. 어리숙하다. 남자답지 못하고 당당하게 너 맘에 든다. 나랑 사귀자라고 말하지 못하는 숙맥이다. 그녀의 성을 정복하기 위해 직접 돌파가 아닌 우회 방법을 택했으니 그녀가 가는 곳마다 나타나기다.  그래서 하는 말이 ’어쩌다보니 여길 지나게 됐어.’ 그래도 이 남자 꽤 순정파다. 그녀가 좋아하는 동화책을 구하기 위해 이백이 개최한 헌책 경매에서 뜨겁고 매운 음식을 그토록 먹어댔으니 - 이백의 악취미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더라-그리고 축제 기간 동안 그녀를 찾아 옥상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괴팍왕의 역할도 빼앗아 할 정도로

톡톡 튀는 작가의 상상력이 부럽다. 옮긴이의 글을 보니 이런 상상이 너무 많아 소설을 쓸 때마다 글이 넘쳐난다는데 정말 달라도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상상력이 기반이 되어 진부할 수 있는 사랑이야기가 신파나 캠퍼스물로 끝나지 않고 독자들이 인식할 때 참 새롭다, 참신하다란 생각이 들 수 있는 소설로 탄생했으니 말이다. 왠지 주성치의 영화를 보는 듯한 황당함, 엽기적인 그의 판타지적 상상이 이 소설을 놓을 수 없게 만드나 보다. 어쨌건 이 소설 맘에 들었다. 

< 내 맘대로 명구절>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 하나 꾸준히. 하나하나 꾸준히. 하나하나 꾸준히, 하나하나 꾸준히 

 

우리 주위를 보면, 국면 타개를 위해 조바심치며 먹구름에 싸인 성으로 돌격하다가, 결국은 옥쇄하고 마는 바보들이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들은 만용은 있어도 용기는 없는 남자들이다. ‘용기’란 이성과 신념을 지니고 자신을 바로 잡아 착실히 성 둘레의 해자를 메워가는 지리한 작업을 참아내는 기백이다. 본체 공략은 그 뒤다. 

" 뭐 어쩌다 지나가던 길이었어."
" 아 선배 또 만났네요. "

밤은짧아걸어아가씨야, 모리미토미히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