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가(시간을 파는 상점 - 김선영)

 

 작년에 김선영 작가님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2012년에 시간을 파는 상점은 읽어서 다시 보지 않고 만났었는데 독서토론 때문에 다시 이 책을 읽으니 그 때 책을 읽고 만났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2012년 읽었을 때는 그저 청소년 소설이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읽은 지금 내 생각은 전혀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핵심은 '크로노스 시간을 보내던 사림이 카이로스적 시간의 중요성을 깨닫고 행복을 향해 걸어간다'가 될 것이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유래된 이 용어들은 쉽게 말하면 크로노스는 절대적이고 물리적인 시간, 카이로스는 기회의 신으로 주관적으로 흐르는 시간을 말한다. 사고로 아버지가 죽고 어머님과 같이 살고 있던 온조가 아르바이트에 연이어 실패하다 평소에 관심 많던 시간을 물리적으로, 돈으로 환치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연 시간을 파는 상점을 열다. 온조는  여러 의뢰자들을 만나며 그들의 의뢰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시간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간다.

 세상은 속도를 부추기고 따라가지 못하면 소외 되고 낙오자가 된다. 하지만 여러 등장인물들은 그것이 행복은 아니며 인간의 본능 중 행복한 행위를 함께 하고 싶은 욕구 그게 바로 카이로스의 시간을 나누는 것이라 깨달아간다.

 나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 작가는 크로노스의 시간이나 카이로스의 시간을 명확하게 선을 그을 수 없다고 말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시간 속에는 둘 다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쉽게 생각하면 크로노스의 시간은 내가 하기 싫은 일,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일, 해야만 해서 힘든 게 하고 있는 일 같은 경우일 것이고, 카이로스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의미를 만들며 사는 시간일 것이다. 무조건 내가 먹고 놀고 쾌락을 위해 보내는 시간이 카이로스는 아닐 것이다. 이것만 살펴 봐도 우리 생활에서 시간의 비중은 대부분 크로노스의 시간으로 보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크로노스의 시간 속에 카이로스의 시간이 있고, 카이로스의 시간 속에서 크레노스의 시간을 살아가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적응해야 한다. 삶이 이런 것이라면 그 속에서 의미를 찾는 수 밖에 없다. 크레노스의 시간을 살면서 의미를 더 찾으려 노력하고 크레노스의 시간 속에서 카이로스의 시간을 더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게 우리가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닐까. 내가 보내고 있는 시간들을 둘러본다. 되도록 카이로스의 시간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 속엔 낙관도 있고 낙담도 있고 의지도 있고 나태도 있다. 결국, 답은 사랑하는 것 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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