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종말 - 제러미 러프킨

 

 지식e가 유명할 때 가장 충격적이고 기억에 남았던 것은 '햄버거가 환경 오염을 일으킨다'는 주제였다. 전혀 상관 없을 것 같았는데 영상을 보니 햄버거 소비가 늘면서 목장을 늘여야 하고 싼 대지를 찾다보니 지구의 허파 아마존 숲을 벌목해서 정화작용이 줄어들어 환경이 오염된다는 것이었다. 누군가에겐 좋은 일이 전체적으로 봤을 땐 큰 손해였다. 이런 전지구적인 나비효과에 대해 깨닫게 된 영상이었기에 그리 기억에 남았나보다.

 인류가 발달하면서부터 우리가 그린 21세기는 생활의 편안이었다. 모든 인공지능 로봇들이 청소고 빨래고 심지어 운전까지 하게 될 것이라며 지상 낙원을 상상했었다. 이런 긍정적인 나비의 날개짓이 노동의 종말을 불러올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겠는가. 기술에 대한 대책없는 낙관론은 갑자기 던져진 질문과 같은 실업에 인류는 당황하고 있다.

 책은 두껍지만 주장은 간단하다. 산업혁명 이후 기술의 발달로 공장의 자동화가 일어났고 그 여파로 대량 실업자가 생겨났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로 생긴 새로 생긴 직업에 재취업의 기회가 생겼으나 모든 실업자를 수용하지는 못했다. 이후 서비스업 등의 발달로 일부 실업자들이 재취업하는 경우도 많았으나 이제 3차 산업혁명 이후 프로그래밍에 의한 대량 생산이 익숙해지면서 기술에 의해 파생되는 산업은 고도의 전문직이 되기 때문에 일자리는 소수로 늘어나고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요구하기 때문에 재취업의 기회는 확  줄어든다. 이 책이 나온 1994년 때의 일이다. 이제 소프트웨어에 의한,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고 있는 이 때는 더 문제는 심각할 것이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기 때문에 다운사이징, 리엔지니어링을 통해 점점 비싸지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노동력을 먼저 줄인다. 이런 현상의 문제는 공급은 스스로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을 깨뜨렸다. 왜냐하면 실업자들은 물건 구매를 할 수 없으니까. 그래서 일부에서는 임금을 낮추고 노동시간을 줄여 많은 사람들이 근무할 수 있는 하이테크 노동 시간을 여는 곳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위기에 놓여 있다. 기술의 발달은 기술과 정보를 가진 엘리트 집단과 그것을 가지지 못한 실업자 집단으로 나눌 것이기 때문에. 하이테크 과학자들은 눈 앞에 다가오는 위기에 대해서는 무심하다. 시장과 정부는 이 사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미래를 대비해야 할까? 저자는 제 3부문에 대한 투자가 답잉라고 제시한다. 제 3부문이란 시장과 정부 외 비정부기구로 인간관계, 친밀감, 동료 의식, 형제애적 연대, 봉사 정신에 입각한 단체로 시장에서 축출된 수많은 노동력의 흡수와 기초적인 사회적 서비스와 문화적 생활을 더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기부와 자원봉사 문화의 활성화, 기부금 세율이나 부가가치세 적용 등등의 문제가 많긴하다.

 어찌됐든 이 시대는 노동의 위기는 맞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점유가 아닌 상생이 가능할까...같은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당장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과 노동의 종말에서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가 우선 과제인 것 같다.

노동의종말, 제러미리프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