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신선하다. 창조적 괴짜를 넘어서.. 창조적 괴짜가 되라는 것도 아닌 창조적 괴짜 이상이 되라니.. 다시 보니 원제는 <start with the answer> 즉, 정답을 가지고 시작하라이다.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나 한 기업을 운영하는 CEO들에게 던지는 밥 실런트의 화두이다. 우리는 정답을 가지는것 부터가 어렵다. 제아무리 실력과 경험이 있다고 해도 무엇이 정답인지 모른다면 성공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처음부터 정답을 가지고 시작하라고 역설한다. 수십 년간의 혹독한 비즈니스 생활을 하면서 변치 않았던 저자의 가치관이 무엇을 말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의 이름은 처음 들었다. 마케팅 쪽에 지식이 전무하기에 이름 자체가 생소했다. 그는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그룹 사치앤사치(saatchi&saatchi)의 회장이다. 약 40여년간 3가지 산업분야, 5개의 회사에서 CEO로 일하면서 무수히 많은 브랜드를 만든 산전수전을 다 겪은 비즈니스의 고수이다. 이 책은 이처럼 화려한 이력을 지닌 저자의 경영 노하우를 한권으로 축약하여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은 다른 책들과는 달리 뚜렷한 순서가 없다. 기승전결 식으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정리한 것이 아니라 솔직히 그냥 무작위로 나열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어떤 큰주제로 몰입이 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내용 자체가 따로 놀고 전혀 생뚱맞는 내용이 갑자기 튀어나오기도 한다. 물론 비즈니스 세상을 정확히 알지 못해서 저자의 깊은 뜻을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역설하고 있는 내용은 소주제별로 딱 잘라서 보면 주옥같은 저자의 경영철학이 담겨져 있다. 아무렇게나 나열되어 있는 것들이 진실되게 저자의 능력을 표현하고 있고 각각이 하나의 법칙처럼 설명하고 있다.

 크게 보면 커리어를 준비하고 관리하는 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고, 비즈니스 현장에서의 모습과 그에 따른 전략, 그리고 비즈니스 현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또한, 조직의 성패를 좌우하는 리더쉽에 대해 상세히 소개하고 있으며, 리더쉽에 있어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는 창조적 괴짜가 되기 위한 자신만의 게임의 법칙을 정립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오랜기간 현장에서 겪었던 경험들을 예를 들어 설명하여 딱딱하게 흘러갈 수 있는 내용을 부드럽게 풀어준다(물론 그렇다고 쉽게 읽혀지지는 않는다^^;). 중간중간 감탄하며 읽은 내용도 많았지만 그에 반해 중간중간 이해하지 못해 무식한 머리를 한탄하며 책장을 넘긴 경우도 허다하다. 

 책을 다 읽고 난 기분은 참 허무하다. 분명 많은 교훈을 얻은 것 같은데 머리 속에선 자리를 잡지 못하고 빙빙 돌고 있는 기분이다. 다시금 목차를 훑어보니 그래도 몇몇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있어서 다행이다. 혹시라도 다음에 저자가 새책을 쓴다면, 독자를 배려해서 조금은 쉽게 쓰여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마지막으로 인상깊은 몇개의 소주제를 적어본다. 

 "시작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보이는것 너머를 상상하라."
 "조직의 성패는 한 사람의 리더가 좌우한다."
 "당신만의 게임의 법칙을 만들어라." 



창조적괴짜, 밥실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