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 이력이 흥미롭다. 저자 앤더슨(이철우)는 주식투자와 여러 사업 실패로 인생의 쓴 맛을 경험한 후 영어 가르치는데 소질 있음을 발견하고 영어강사가 되었단다. 나비넥타이와 청색 모자를 쓴 외모의 포스(force)가 장난이 아니다. 하하! 재미있는 사람이 재미있는 발상으로 책을 냈으니,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 제목부터 아이디어가 퐁퐁 솟아난다. <버터 잉글리시>는 버터발린 미국식 발음의 영어가 아니라, ‘버리면 터지는 잉글리시’의 줄인 말이다. 뭘 버리란 말인가? 초중고 12년 배운 일본식 문법 중심의 영어공부법을 버리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Lecture 1에서 영어로 말하기 훈련 방향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우리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라. 둘째, 우리말을 영어로 표현하는 방식과 왜 그렇게 표현하는지 알라. 셋째, 응용연습으로 자기 것을 만들라. 그래서 각 lecture마다 의미나 용법을 설명하는 부분, 5초안에 말하는 부분, 미국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상황별 뉘앙스를 익히는 부분으로 되어 있다.

 

나도 오랜 세월 영어를 공부했다. 영어를 배운 것이 아니라 공부했다. 문법실력도 꽤 있고, 토플 점수도 상당히 높다. 전공분야의 원서들도 어느 정도 척척 읽어낸다. 그런데 외국인과 만나면 몇 마디 대화 후, 말문이 막힌다. 나는 영어 초보자인가, 아닌가? 영어회화 책을 보면, 대부분 아는 것처럼 여겨진다. 중급 영어회화, 고급 영어회화까지 여러 권을 보았다. 책으로는 다 아는 내용이다. 그런데 막상 외국인 앞에 서면 영어 울렁증이 있는 것은 어찌된 일일까? 저자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단다. 나는 이 책에 빠져 들어 책 전체를 후다닥 들추어보았다.

 

must, have to, should의 미묘한 차이, not과 no의 차이, tell/speak, hear/listen, see/look, go/come의 사용 용례를 통한 구분, 한국말의 뉴앙스에 따라 영어 번역하기, a lot, how~!, very의 사용, just의 일곱 가지 해석, 등 재치만발이다. 또 인용되고 있는 미국드라마와 영화는 내가 거의 본 유명한 것들이다. “I am Sam" "Forrest Gump" "Spider Man" "Back to the Future" American Pie" "Beauty and Beast" "Kungfu Panda" "Toy Story" "Good Will Hunting" 등. 게다가 LanCom출판사 사이트에서 MP3 파일을 다운 받아 연습할 수 있다. ‘이 나이에 영어공부를…’ 이렇게 망설이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자, 즐기면서 꾸준히 해 봅시다, 영어 회화, 공부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