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CEO 출신 작가’라는 특이한 이력으로 데뷔한 김영태 작가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이웃나라인 중국, 일본 등 북아의 역사가 시작한 때부터 통일신라 때까지의 과정을 비교적 자세하게 담았다. 작가는 이런 말을 했다.

“동북아에서는 수천 년 동안에 이보다 더한 국가와 민족들의 흥망성쇠가 있었다. 그런 역사를 다루다 보니 동양의 일은 어떤 지역의 사건들보다 흥미를 돋우는 일이 많았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많은 사건이 있었으나, 그 속에 일관되게 흐르는 맥은 백성을 위하는 세력이 결국 득세한다는 진리였다. 어떤 강력한 집단이나 개인도, 백성을 외면할 때에는 응징을 받고 멸망하고 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백성을 위하여 일하려면 많은 대립적인 세력을 하나로 묶고 포용해야 한다. 나만이 옳으니 모두 따라오라는 식의 유아독존의 태도로는 큰 그림을 이루어낼 수가 없었다.”

“환단의 후예”에서는 중국, 일본, 한국의 최초 역사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의 뒤엉키면서도 때로는 동떨어진 역사적 사건들을 단순하면서도 알게 쉽게 자세히 전개하여 동북아의 시대를 한 눈에 개괄적으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거대한(?) 장편역사소설을 싫증내지 않고 읽을 수 있도록 만드는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은 가히 감탄할 만하다.

환단의 후예는 천(天), 지(地), 인(人)으로 구분되어 있다. 또 각 테마마다 두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여섯권으로 이루어진 “환단의 후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천(天)의 제1권에서는 고조선이 있던 만주일대의 환단의 후예들이 한반도로 내려와 중국계군현들을 몰아내고 고구려, 금관가야, 서라벌에 정착하면서 일본(왜)으로 진출하여 부락국가에서 왕국으로 형성되어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우리의 고대사를 하나하나 알아간다. 철의 왕국 가야 김수로왕, 가야를 중심으로 여러 이웃나라와의 교류, 스쿠나비고나의 유래, 수로 부인에 대한 이야기인 5000년 전 우리의 역사, 소호 김천씨, 황옥공주……. 대하소설을 읽다보면 이름과 지명, 내용 등이 너무 방대하고 익숙하지가 않아 책을 읽는 동안 연필과 공책이 필수적으로 따라다녔다. 天2권을 읽을 때쯤이면 익숙해지겠지만, 우리의 역사가 이렇게 거대하구나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