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낳은 가장 위대한 천재 중의 한명 파스칼.

아마도 파스칼만큼 현대의 문명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은 별로 없을 것이다. 파스칼의 원리가 아니라면 현대의 고층건물을 짓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컴퓨터의 이론적 기반을 닦은 사람이 바로 파스칼이다. 파스칼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 프로그래밍 언어 중에 ‘파스칼’이라고 명명한 것도 있으니, 컴퓨터에 있어서 파스칼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라 할 수 있겠다. 그 위대한 수학자 파스칼의 명상록이 바로 팡세이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는 경구도 팡세에 나온다.

파스칼의 팡세는 보통 철학책으로 알고 있는데 원래 기독교를 변증할 목적으로 지어졌다. (이 책의 번역자는 기독교 호교론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변증이나 호교나 비슷한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책에 종종 인용되는 것은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력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팡세는 완성된 책이 아니다. 팡세는 후대의 사람들이 파스칼의 메모를 엮어서 만든 책이다. (팡세를 처음 읽은 때는 20여년 전이었는데 조악하게 번역된 책이라 팡세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알 수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팡세가 여러 판본이 존재한다는 것과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완성된 책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읽어나가기는 어렵다.(편집본이기 때문에 어쩌면 하나의 흐름으로 읽기자체가 하나의 가능성에 불가할 수 있다) 아니 오히려 흐름으로 읽어나가기 보다는 짧은 글들 속에 담겨져 있는 깊은 통찰력들을 음미하며 읽는 것이 더욱 좋다고 생각된다. 한 번에 읽기보다는 하루에 몇 장씩 읽기를 하거나 독서클럽에서 한 주 한 두 챕터를 읽고 내용에 대해 토론해도 좋을 듯하다.

팡세는 여러 출판사에서 다양한 사람들에 의해 출간되었다. 이 책은 라퓌마의 초기 편집본을 따르고 있는데, 번역자의 노고가 돋보이는 책이라 생각된다. 철학에 관심이 있거나 기독교 사상의 깊이를 알고 싶은 분들에게 읽어보기를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