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서양 역사를 책 한권으로 정리한다는 것은 도발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방대한 세계사를 어떻게 저렇게 얇은 책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말인가? 서양사를 한권으로 정리한다는 것은 말그대로 넘치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거나, 단순히 상업용으로 과장 포장된 광고카피일 뿐일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전자였다. 책 제목이 절대 과장이 아니었다. 대학 시절에 서양사를 공부했던 기억을 더듬어 보면, 정말 이 책은 서양사의 주요흐름과 맥들을 너무나 잘 짚고 있으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요약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주 균형 잡힌 시각으로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사라는 것이 보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된 시각에서 보면 편협하고 왜곡되게 바라볼 수 있는데, 이 책은 어느 한 사관에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잘 서술하고 있다.

누가 한 말인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을 어린아이에게 설명할 수 없다면, 아직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라는 말이 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명확하게 이해했다면, 가장 쉬운 말로서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의 저자는 서양사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어떤 것이 중요한지 어떤 것을 생략해도 되는지에 대한 분명한 이해와 더불어, 오늘날의 서양이 형성되게 된 주요 원인이 무엇인지를 꿰뚫고 있지 않으면 이런 책을 쓰기란 불가능하다. 저자는 서양사를 잘 이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다. 현학적이고 어려운 용어가 아니라, 그야말로 초등적인 지식만 있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졌다.

 누군가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역사 서적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주저 없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청소년용으로 쓰여졌지만, 성인들이 읽기에 조금도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청소년에게는 필독서로, 어른들에게는 상식교양서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