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천 목사님의 깊은 묵상으로 빚어낸 또 하나의 강해서이다.

사무엘상과 마찬가지로 각 장 별로 강해를 해 놓았다.  사무엘상과 사무엘하를 통틀어 박희천 목사님의 강해서의 특징을 꼽자면 성경으로 성경을 풀어나가는 실력이다. 그의 강해를 읽노라면 마치 관주성경을 보는 듯하다. 그 장면, 혹은 그 구절과 연관된 성경을 줄줄이 엮어나가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탄성이 절로 나올 것이다.

주목할 점은 단순히 성경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성경을 많이 읽으면 연관 구절이 얼마든지 떠오를 수 있다. 그러나 박희천 목사님의 글은 단순히 연관 구절을 끌어오는 것이 아니라 원어 분석을 통해서 관련 성구를 끌어 오는 것이다. 우리 말 성경으로는 도저히 같은 내용을 담고있다고 파악할 수 없는 내용들을 박희천 목사님은 원어성경을 통해서 그 구절의 관련성과, 그 구절이 담고 있는 신학적 의미 혹은 오늘날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게 한다.

사실 박희천목사님의 원어실력은 왠만한 신학교수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유학시절 헬라어가 박목사님 생각에는 완전히 마스터된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해서 6년이나 수업을 들었는데, 워낙 열심히 해서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물으면 교수님이 미스터 박에게 물어보면 된다고 할 정도 성경에 대한 열심이 있었다. 하나님의 말씀의 의미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기 위해 원어를 연구하고 원어 성경을 통해 묵상하는 분이 한국에 과연 몇명이나 될까?

일반적으로 헬라어보다 히브리어가 훨씬 어렵다. 히브리어의 문법은 간단하지만 구약 성경에 나오는 히브리어 단어가 신약의 헬라어 단어수보다 몇십배나 많기 때문에, 히브리어를 사전없이 보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바이블웍스같은 원어성경 프로그램을 이용하셨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인용된 히브리어 단어를 찾는 것은 원어 성경을 한 두 번 보아서는 불가능하다. 비록 프로그램을 이용했을지라도, 일일이 대조하고 찾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하겠다. 하루에 4시간씩 성경을 읽을 정도로 하나님 말씀을 사랑하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하겠다.

사무엘상에서도 느꼈지만, 또 한가지 특이한 점은 잠언을 인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사무엘상하에 나오는 인간의 여러 모습들을 통해 오늘날 우리의 삶에 교훈과 연결하다보니 아무래도 잠언이 많이 인용된 것 같다.  이 점은 아마도 설교가로서의 열심 때문일 것이다. 학자가 아니라 설교가로서 성경을 접하다 보면 아무래도 교훈에 더 많은 관심이 기울여질 것이다. 이점이 장점이면서도 조금은 아쉬운 점이기도 하다. 구속사적인 측면에서의 성경의 조망보다는 아무래도 현실의 교훈에 더 많은 초점이 담겨져 있다.

이 책은 사무엘하를 설교하는 목회자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뿐더러 평신도에게도 매일의 묵상집으로 활용해서 보기에도 아주 좋은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