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마지막 여자

 김정일? 김정일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마 갈색 인민복을 입은 배 나오고 키작은 북한의 지배자를 떠올릴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김정일이라고 하면 다른 것이 먼저 떠오를 지는 몰라도 김정일에 대한 별 지식이 없는 나로써는 그저 갈색 옷을 입고 작은 키를 감추기 위해 12cm나 되는 굽이 있는 신발을 신는 배나온 작은 남자로 비춰지던 사람, 북한을 독재하고 있는 사람 정도로만 알고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장진성 시인이 김정일의 기쁨조인 보천보전자악단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쓴 서사시이다. 61세의 나이로 마지막으로 사랑했던 윤혜영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서사시로 아름답게 미화하자면 삼각관계라고 표현 하는게 적당할련지 모르겠다.

 나로서는 생소한 종류인 '시' 평소에 시 종류는 교과서를 제외하고는 따로 책으로 읽지 않는 뿐더러 더군다나 서사시는 이 책에서 처음으로 접했다. 뭔가 느낌있는 책표지와 제목 때문에 선택하게 되었지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서사시를 처음 접해보니, 묘사가 안 되어있는 글을 처음 접하려고 하니 과연 내가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을까 는 생각이 머리에서 계속 맴돌아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새로운 세계에 대한 두려움으로 처음 접하게 된 서사시의 세계는 그리 걱정한 것 처럼 어렵지도 않았고 난해하지도 않았다. 다른 서사시를 읽어 보지 않아서 인지는 몰라도 이 책 내용 자체가 시웠고(사랑이야기니까) 시 형식을 담고 있어도 흐르는 이야기 처럼 내용을 쉽게 이해 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마치 잘 묘사된 소설을 읽듯 시가 내 속으로 잘 와닫았기에 좋았던 책이다.

  곳곳에서 내가 잘 몰랐던 북한의 사정이라던가, 기관 등 각종 북한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어서 좋았고, 그저 배불뚝이로 알고 있는 김정일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해 주었고 윤혜영과 그녀를 사랑했던 남자 성진이 결국 끝에는 사랑을 위해 동반자살하는 부분이 마음이 안타까웠다. 왜 책 소개에서 보았던 김정일이 갖지 못한 여자라고 한 점이 그제서야 이해가 되었다. 나는 북한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지 않고 그녀, 윤혜영이 거부했기 때문에 김정일이 그녀를 갖지 못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라 그럴 수 없기에 거부할 수 없기에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김정일이 건들기(?) 전에 같이 죽어버리고만 비극적 결말이었던 것이다.

 전혀 지루하지 않았던 책이다. 시라 많이 걱정했지만 걱정한 것 보다. 괜찮았다. 재미도 있었고, 난 이 책을 접하기 전에 윤혜영이라는 사람을 잘 몰랐었다. 또한 준마쳐녀라는 노래가 있는지도 몰랐었다. 아무래도 준마처녀의 노래를 한 번 들어봐야 될 것 같은 기분이다.

좀 처럼 지울 수 없는 그 얼굴들에서 혜영이는 보았다 가장 가난한 나라에 가장 부유한 왕이 있음을 - page 1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