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들썩한 마을의 아이들'을 읽으면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요즘 아이들과 달리 학교 끝나면 후다닥 숙제 해 놓고 저녁 먹을 때까지 골목과 산과 강을 마음껏 뛰어 다녔던 우리들의 모습이 머나먼 스웨덴의 한 마을에서도 일어난다.

여름 방학이면 산딸기 따먹고, 공놀이 하고, 덤불 속에 오두막 짓고, 헛간에서 굴을 파 동굴을 만드는 이 아이들의 모습은 요즘 아이들이 보면 부럽기 짝이 없을 모습일 것이다. 시험이라곤 구구단 외우고 노래 가사 외워 부르기 정도인 이 아이들은 공부 걱정이 없다. 대신 자시 방 청소 스스로 하고, 순무 뽑아 용돈 벌고, 학교까지 먼 길을 걸어가는 불편함도 있긴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하기에 그리 힘들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모든 일들을 삶의 일부로 인정하며 스스로 헤쳐나간다. 눈보라가 불던날 눈에 푹푹 빠져 집에 영영 돌아가지 못할까 무서워했으면서도 집에 돌아와서는 따뜻하고 포근한 집이 있다는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지혜로운 아이들이다.

행복이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의 소중함을 느끼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이 아이들을 보며 생각하게 된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이 아이들이 갖지 못한 많은 것들이 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시설 좋은 놀이공원, 먼 곳을 걸어다니지 않게 해 주는 자동차 등, 그러나 우리나라 아이들의 행복지수는 지극히 낮다고 한다. 더 많은 것을 소유 했음에도 자신이 가진 것들에 감사하지 않는다.

세상은 점점 풍요로워지고 있는데 자신이 누리고 있는 것에 무감각한 원인은 무엇일까. 이런 것들을 누리고 즐길 여유로운 시간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내가 누리지 못했던 물질적이 풍요는 주었지만 나의 소중한 어린 시절의 즐거웠던 놀이는 주지 못했다. 이 책을 읽으며 입가에 흘렀던 흐믓한 웃음을 우리 아이들은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우리 아이들은 어린이 되면 어린 시절을 어떻게 추억할까. 궁금하면서도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