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다. 어릴 때는 크리스마스가 있어서 겨울을 좋아했다. 거리마다 울려나는 캐롤 소리와 반짝이는 점멸 등, 선물 꾸러미를 들고 가는 사람들의 환한 얼굴. 크리스마스엔 가슴 셀레는 마법 같은 울림이 있다.

그러나 이 가슴 설레는 행복감을 누구나 다 느끼며 사는 것은 아니다. 남들의 즐거움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오히려 더 외로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세 번째 소원’에 나오는 안드레아스도 그런 아이였다. 크리스마스지만 가난한 형편으로 인해 춥지 않고, 배 고프지 않은 크리스마스를 꿈꾸는 아이다. 이런 안드레아스의 소원은 네 번째 강림절 날 새벽에 눈 위에 소원을 쓰면서 이루어지게 된다. 안드레아스는 부자가 되었지만 진정한 행복을 느끼지 못했다. 십 년 동안 진정한 행복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던 안드레아스는 이웃에게 자기가 받은 대로 다른 사람에게 베풀면서 큰 기쁨을 느끼게 된다. 안드레아스에게 진정한 행복이 찾아온 것이다.

더 큰 집, 더 좋은 물건, 멋진 옷과 가방을 갖고 싶을 때 마음껏 살 수 있을 만큼 돈이 있으면 행복하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철이 든 것인지, 아니면 여러 책들을 읽으면서 올바른 가치관이 형성된 것인지 이런 것들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물론 돈이 있음으로써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춥고 덥지 않은 집을 가질 수 있었으며,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으면서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편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면서도 나만 더 잘 살려고 이웃을 돌아보지 않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 것이다. 나는 갈비를 먹고 있는데 옆에 사람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면 과연 그 갈비가 맛있게 여겨질까?

남들이 갖지 못한 여유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축복이다. 복이라는 것은 나눌 때 더 의미가 있는 것이다. 내 것이니까 나누지 않아도 상관없겠지만 나로 인해 누군가가 행복해 질 수 있다면 나누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내 것이 점점 늘어나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보다 내 것을 나눌 때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이 세상에는 행복한 사람이 더 많이 생길 것이다. 그러면 어딜가도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만날 것이고, 그런 사람들 틈에 사는 우리들도 더 행복해질 것이다.

굳이 이렇게 따지지 않더라도 그냥 남들에게 나누면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게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