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피해 돌아가서는 숲으로 갈 수 없었습니다. 사막에 나무를 심었더니, 그것이 숲으로 가는 길이 됐지요” ‘사막에 숲이 있다’의 주인공 인위쩐의 말이다.

이전에 ‘사막에 숲이 있다’의 어린이판 책인 ‘사막의 초록왕국’을 읽고 감상문을 쓴 적이 있었다. 그 글에는 환경을 다시 살려낸 인위쩐의 힘, 자연을 파괴한 인간이 다시 자연을 살려낼 수 있다는 희망을 준 인위쩐에 대한 찬사가 주로 드러나 있다. 사막화로 인해 나타나는 재앙을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인위쩐을 환경운동가로 보고 쓴 글이다.

그러나 ‘사막에 숲이 있다’를 읽으면서 다른 감상을 가지게 되었다. 한 여성의, 아니 한 사람의 위대한 인생 도전기에 대한 감탄과 교훈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위대한 사람에 대한 존경심이 그 어떤 위대한 인물의 전기를 읽었을 때보다 더 크게 생겼다.

척박한 환경에 내 던져졌을 때 도망갈 구멍이 있다면 누구나 그 상황에서 빠져나갈 궁리부터 할 것이다. 그러나 이 고지식한 여인은 그곳에 남겨진 남자가 불쌍해 함께 그곳에 남는다. 그러면서 자신이 나갈 수 없다면 자신이 있는 곳을 사람이 살만한 곳으로 만들어보겠다며 팔을 걷어붙인다. 사막을 숲으로 만들기 위해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는 책에 자세히 나와 있다. 인위쩐이 그런 역경을 맞이할 때마다 보는 내가 그만 포기하고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나가라고 부탁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강인한 여성 인위쩐은 그럴 때마다 실패에서 새로운 교훈을 찾아내 또 다시 도전을 한다.

우리는 쉽게 도전이라는 말을 한다. 그러나 인위쩐의 도전을 보면서 도전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써서는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정말 아무런 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 곳에서 무엇인가를 찾아내겠다고 나선 그런 무모한 도전을 하는 인위쩐과 달리 우리는 항상 계산하고 정답이 나올 확률이 높은 경우에만 도전이라고 외친다. 얼마나 어린 아이 같은 도전인가.

길이 없는 곳에서 길을 찾아낸 인위쩐은 우리에게 기적은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행동으로 보여준다. 조금만 힘들어도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으려고 하는 나를 참으로 부끄럽게 만든다. 사막을 피해 돌아가서는 숲이 없다는 말, 사막에 나무를 심었더니, 숲으로 가는 길이 됐다라는 인위쩐의 말은 이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되었다. 어려운 일이 나올 때마다 돌아가려한다면 우리는 살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길만 찾아야 할 것이다. 조금만 가면 어디나 사막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막을 숲으로 만들려는 의지만 있다면 우리는 돌아갈 필요가 없다. 이제 힘들어서 그만 할까라는 유혹이 들 때 나는 인위쩐을 생각한다. 인위쩐은 이보다 더 힘든 일도 견뎌냈는데 이 정도 일에 포기하면 안 된다고 나 자신을 채찍질한다. 인위쩐으로 인해 사막을 피하는 내가 아니라 사막에 당당히 맞서는 나로 성장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