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속 북극곰은 다소곳한 자세로 절을 하고 있는 듯 부드럽고 편안해 보인다.

정면에 찍힌 이 사진은 '내셔널지오그래픽'100대 야생사진 특별호의 커버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한다.

좌우 대칭이 너무나 잘 맞는 자세가 그림같이 정교하다.

책속에 보니 이 자세는 우연히 찾아낸 모습이 아닌 북극곰이 즐겨하는 자세임을 알수 있었다.

온몸을 충분히 밀착해서 체온을 모으고 어린 아기곰들이 어미의 다리사이에서 추위를 피하며 노는 모습이 정겹다.

큼직한 북극곰을 생각해볼때 우리가 사진이나 영화속에서 보게되는 어린곰들의 모습을 보며 아기들이 꽤 크게 태어나고 털도 수북수북해서 추운 북극에 살지만 추위를 이길만한 충분한 조건을 가지고 태어났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니란다.

갓 태어난 아기들은 인간의 아기들보다고 훨~씬 작은 1kg 내외의 작은 모습으로 털도 많지 않게 여리게 태어난다고 한다.

작은 다람쥐 정도의 크기라나.

큼직한 캥거루가 너무나 작고 볼품없는 새끼를 낳아서 주머니 속에서 키우는 것을 보며 참 신기하다 생각했는데 북극곰도 예상을 깨는 모습으로 세상에 나오는 것이다.

눈속굴안에서 밖의 날씨에서 보호되고 어미의 체온으로 2달여간 자라다가 충분히 털도 나고 피부도 두툼해지면 밖의 세상으로 나와서 어미와 놀고 어울리며 자라가는 모습이 참 정겹다.

사실 무시무시한 곰인데 어미와 아기의 모습은 너무나 다정하고 사랑스럽다.

사진작가 노베르트 로징은 20여년동안 북극의 여러 동물들과 환경을 찍어왔다.

오랜 기다림과 열정으로 동상도 거리고 배고픔과 동물들의 공격에 대한 위험도 감수하며 수많은 시간을 들여 우리에게 이렇게 멋진 사진과 이야기들을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북극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절의 변화와 그 속에서 나고 자라고 성장하고 서로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과 자연의 모습들이 너무나 아름답다.

사향소 떼의 살아가는 모습이나 사진속 너무나 순해보이는 눈빛, 여름 해빙기의 빙하가 녹으며 보여주는 폭포의 생기, 북극의 해돋이, 북극제비갈매기의 구애의 모습, 흰돌고래 떼의 유영장면과 물위로 머리를 내민 앙증맞은 표정의 귀여운 모습, 추운 지역이지만 어김없이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는 이쁜 보랏빛 바늘패랭이꽃과 노루발의 꽃망을이 너무나 이쁘다.

책 제목이 북극곰이라고 북극곰만 대우를 받는 것이 아니다.

북극곰의 먹이가 되는 물개를 비롯해 북극에 함께 살아가는 북극여우나 새들, 고래, 사향소, 얼룩다람쥐, 바다코끼리, 눈토끼 등등 귀한 동물들의 다양한 모습과 만날수 있어 좋다.

붉은여우와 눈토끼의 하품하는 모습은 애니메이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듯 너무나 익살스럽다.

가을의 꽃이나 자연의 모습도 장관이고 썰매개와 어울려 노는 북극곰의 의외의 모습도 정겹다.

눈가루를 날리며 장난씨름을 하는 곰들의 모습은 유화를 그려놓은듯 한폭의 그림이다.

이런 자연의 아름다움과 멋진 모습들이 자연 기후의 변화와 인간들의 생태파괴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 참 마음아픈 일이다.

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보호하고 후원하는 단체들과 연구하고 교육하는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지만 사람들이 정말 북극도 그렇지만 지구 여기저기 자연의 훼손과 위협에 대해 영향을 주고있는 제공자인 인간들이 각성하고 깨달아 더불어 살아가는 일에 열심을 내야할때인것 같다.

사실 지금도 많이 늦었지만 더 늦어지기 전에 우리 스스로 돌이키는 시간이 되어야 할것 같다.

눈이 즐겁고 이야기가 재미있어 즐겁게 보다가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을 갖고 책장을 덮게 된다.

너무나 아름다운 사진들... 이런 모습들을 전해주어 즐거워하고 깨닫게 해주는 작업을 해준 작가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