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영화 <검은집>을 보았다.

사이코패스를 다룬 작품으로 무척 흥미있었다.

잔인한 장면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일반적인 스릴러와는 다른 담담하게 다가오는 작품이었다.

억지적인 상황연출, 인간 내면의 악의적인 표현을 짜 맞춘것이 아닌 자연스런 현상으로 이어져 나가는 내용전개는 분명 잔인하고 끔찍한 장면인데도 그 상황이 그대로 받아들여진다.

아.마.도... 사이코패스라는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면서 거기에 연결되는 상황과 행동들이라고 같이 받아들이게 된것이 아닐까 싶다.

이후 떠들석했던 범죄사건에서 접하게 된 사이코패스라는 단어는 이제 생소한 단어가 아니라 ’ 그래... 그런 사람이었구나! ’ 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정말 인간의 학습능력이 얼마나 빠른가 하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이번에 <신세계에서>란 2권의 장편소설을 읽게 되면서 바로 <검은집> 영화가 기시 유스케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보험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치밀하고 놀라운 작품을 완성했는데 <신세계에서>는 대학생 시절부터 구상하고 준비해왔던 작품이라니...

우선은 그가 어떤 생각을 가진 인물일까? 궁금해졌다.

<검은집>을 통해 엄청난 자료와 철저한 준비를 통해 작품이 완성되었겠구나 생각하면서 그 작품속에 푹~ 빠져 한순간도 긴장을 놓지 못했고 궁금증과 호기심, 이어질 상황에 대한 기대가 높았었는데, 그래도 이 작품은 지금의 현실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신세게에서>는 천년 후... 까마득히 먼 미래의 이야기다.

지금의 삶의 단계에서 기술, 환경, 경제적으로 발전되어 있는 일반적인 미래의 모습이 아닌 인간이 주력이라는 능력(모두가 똑같은 능력이 아닌, 누군가는 하늘을 날고 누군가는 돌을 부수고, 누군가는 열수 없는 상자를 만들어 내고 등등.. 일종의 특별한 한가지씩의 초능력자인 셈이다) 을 가지고 인간의 말을 하는 두더지 요괴쥐에게 인간적인 노동을 시키며 사는 세계.

IT의 발전적인 시대가 아닌 자연에 가까운 단순한 삶의 세계속에서 인간은 월등한 능력을 지닌채 꼭 고대 신화속의 신들처럼 여유롭게 보여진다.

누구나가 꿈꾸는 유토피아 같은 세계속에 숨겨진 이면의 모습과 시대가 바뀌고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변할수 없는 인간 본성과 어디서나 존재하는 다툼과 분열, 선과 악의 모습들, 100% 완전할수 없는 인간과 상황들에 대한 통제불능의 상황과 사건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지금의 시대와 다른, 상상하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의 모습때문에 더욱 책 속으로 빠져드는것이 아닐까?

<검은집>은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 대상들에 대한 것이기에 자료 수집이 어려웠을수는 있지만 시간과 공을 들여 준비가 가능했겠고 거기에 나름의 상상력이 가감되었겠지만... <신세계에서>는 도대체 어디서 자료를 모으고 상상력이 자극되었을까?

기시 유스케는 분명 꿈꾸는 이가 분명하다.

현실이 아닌 환상의 세계, 하늘위 구름을 뚫고 올라가 펼쳐지는 그림을 보이지 않는 벽을 뚫고 들어간 4차원의 공간을 들여다보고 새로운 인물을 만나고 이야기를 담아오는 ^^

그의 작품을 통해 나도 같이 꿈을 꾸고 새로운 세계를 엿보게 되어 반가웠다.

그의 두 작품 모두 안타까운 사건들이 등장하고 긴장시키고 마음아프게 하기는 하지만 끝내 결론은 한바퀴 돌아서 처음의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수 있게 하고 있다.

정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하고 바꿀수 있는 기회를 실현할수 있는 위치로 ...

 

옮긴이가 정리한 글속에서처럼 그의 이야기는 한번 읽고 나면 지나친 내용에서 미처 이해하지 못하고 지나쳐 버린것이 있어서 다시 읽게 된다면 더 이해가 될만한 작품인듯 싶다.

그의 다음 작품은 또 어떤 소재로 어떤 새로움으로 채워져 있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