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이란 제목을 보고 간단하게 소개된 내용에서 맥이란 인물이 하나님과 오두막에 만나 대화하는 이야기라고 느꼈을때 보통 이야기하는 나와 하나님과의 긴밀한 내면의 대화 장소인 '골방'을 떠올렸다.

그러나 전개되는 이야기에서는 '골방'을 찾을수 없었다.

딸아이를 잃고 슬픔과 원망을 가슴에 가득 담은 아버지가 아내가 하나님을 부를때 사용하는 호칭 '파파'라는 이름으로 전달된 쪽지를 받고 회상하는 아픈 기억과 여러 생각으로 갈등하며 떠나게 되는 고틍의 장소 오두막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꽤 길게 서두를 꺼내고 있었다.

 

조금은 황당한 이야기... 하나님이 직접 만나자고 쪽지를 보내오다니.

맥이 처음 쪽지를 받고 정말 하나님? 범인의 장난? 하며 의아해 하는것이 당연하다.

때때로 그런 생각을 해본다.

꿈에서라도 한번쯤 하나님을 뵐수 있다면... 내 삶에 대해 방향에 대해 어떤 결정에 대해 음성으로라도 확실하게 표현해 해 주신다면 좋겠다하고.

목사님들의 설교에서 인용되는 많은 이들의 간증에서는 실제적으로 만나는 하나님의 확실한 모습들이 참 많다.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한데...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 버려서 ' 그렇구나 ' 하며 덤덤해지는 내 반응을 보게된다.

감사해서 그가 누구인지도 모른채 그에게 일어난 일에 같이 공감하고 기뻐하고 하나님께 영광돌리며 " 아멘! " 으로 화답해야 하는데 냉냉한 가슴으로 그저 습관을 쫓아 " 아멘! "을 읖조리고 있다.

 

딸의 마지막 자취를 갖고 있는 고통의 장소 오두막에서 맥이 만난 삼위의 하나님은 그의 예상을 벋어나는 흑인여성의 '파파' 아랍계의 건장한 남자 '예수' 아시아계의 여성 '사라유'였다.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는 '파파'는 사실 어감도 어색하고 의아하다.

그러나 책장을 넘겨가면서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지만 맥이 가슴에 품고있는 또 하나의 상처인 아버지에 대한 배려였었다.

그가 아버지와의 관계가 치유된 이후 남성으로 변모한 '파파'의 모습이 이를 반영한 것이 아닐까!

맥이 품고 있는 고통과 하나님을 향해 울컥울컥 쏟아내는 비난과 원망, 분노의 감정들이 대화를 통해 조금씩 풀어지고 치유되어 가는 모습들은 가슴을 따뜻하게 해준다.

초반의 예상은 그가 가지고 있는 상처가 치유되는 단순한 과정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선악과를 통해 신뢰라는 관계가 깨어진 이야기며 교회나 제도권안에서의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에 대해서나 심판은 하나님이 하시는 고유 권한이라 생각하지만 우리가 다른사람들에 대해 얼마나 심판하고 있는지 내가 가지고 있는 판단의 잣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하고 있다.

베드로처럼 예수님과 함께 물위를 걸을수 있는 놀라운 기회의 순간에 망설이는 맥에게 예수님은 그의 내면의 두려움에 대해 정확히 알게 하시는데... 그 모습은 내 모습과도 같았다.

어쩌면... 그 순간 나는 이런 기회가 또 있을까 하며 신나서 물위에 발을 내딛었을까?

현재를 살면서 우리는 늘 미래를 염려하고 두려워 한다고 말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상상속에 예수님은 없다... 현재는 내가 살아가고 있지만 미래는 내가 통제할수 없기에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없어서 두려운 것이다.

갑자기 내가 뜨금해진다.

그랬다... 왜 늘 지금 현재 이 순간에 하나님께서 늘 함께 하시기에 감사하며 살아가고 그 감사와 믿음으로 미래에 대한 두려움 없이 나아가야 하는데 현재를 무탈하게 살면서 늘 미래에 대해 두려워하고 염려하고 있을까?

푸른 하늘을 보며 살랑거리는 나뭇잎의 움직임과 바람결에 ' 하나님 오늘 날씨 참 좋네요, 감사합니다 ' 한마디 건네보지만 그저 포장된 내 기분이고 넉살 같은 것이었나.

막연히 일어나지 않은 앞날에 대한 근심으로 늦은 밤 잠을 설치게도 되니... 보시는 하나님은 안타까우실것 같다.

문득 돌아보면 어느새 곁에 계시는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 그저 내가 돌아보지 않아서이지 언제나 곁에 계셨다는 그분들께 나는 눈 감고 귀 막고 있었다.

 

폭포수 너머 동굴속에서 맥이 심판자가 되었을때 나도 그곳에 서 있었다.

내가 누군가보다 우월하다고 느낄때 심판의 잣대를 내밀게 된다는데... 새벽에 잠들어서 2~3시간 이후에라도 일어나야 한다면 벌떡 일어나고 약속은 칼같이 지키려 하고 원리 원칙을 중시하며 주위사람들을 질타하던 내 모습이 보였다.

누구나 다 하나님의 사랑하는 자녀들인데 ... 부끄러운 내 모습을 보게 되었다.

딸 미시의 죽음을 방관한 하나님을 향해 원망을 쏟아내는 맥에게 자녀들중에 누군가는 천국에 누군가는 지옥으로 나누어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무너져 버리는 맥의 모습을 통해 어느 누구도 하나님의 사랑에서 예외가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리.고... 전체적인 내용속에서 느껴지는 건...

" 나는 특히나 맥을 좋아해! "

" 나는 특히나 윌을 좋아해! "

" 나는 특히나 은영이를 좋아해! "

" 나는 특히나 너를 좋아해! "

삼위의 하나님이 쓰시는 표현에서 그분들이 우리 각자에게 얼마나 특별하고 깊은 사랑을 갖고 계신다는 것... 가슴이 뻐근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 진다.

예수님을 향해 마음이 열리고 성령님 '사라유'를 친근하게 느끼지만 미시를 지켜주지 않은 하나님 '파파'에 대해서는 감정이 있던 맥이 성령도 예수도 하나님도 같은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고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사랑의 감정을 회복해가며 치유되어가는 과정속에서 나도 미처 깨닫지 못한 하나님을 발견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감사하게 된다.

내가 맥처럼 그렇게 고통스럽고 아픈 상처를 가지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떠나 원망으로 살아가지 않고도 맥을 통해 이런 만남을 갖게 되었음에.

어린 아이의 단순한 투정처럼 나도 실제적인 하나님과의 경험을 기대하곤 하지만 거기에는 그만한 댓가가 따른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으니 말이다.

일상의 삶에서 큰 문제없이 작고 사소한 일들이지만 그때마다 이겨낼 힘을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며 살아갈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감사의 제목인지를 ... 큰 병에 걸려서 기적적으로 낫게 되거나 돈으로나 상황적으로 어려운 일을 당해 해결을 받거나 해야만 " 아~ 하나님은 살아계시구나. 나와 함께 하시는구나! " 하고 느껴야 한다면 얼마나 아찔할까.

여러달 앞날의 계획에 대해 걱정하고 염려하는 일이 있다.

생각으로는 하나님이 길을 열어주세요하고 매달리고 있지만 정작 마음을 다해 무릎꿇어 기도를 드리고 있지는 않고 있다.

일상이 삶이 기도라고 섣부른 주장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 네가 돌아오면 우리가 네안에 집을 짓도 함께 하겠다 "는 말씀에 새삼 내 마음의 공간을 내가 다 채우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내 스스로의 염려, 걱정, 근심, 계획이 모두 차지하고 있어서 하나님께 내어드리지 못하고 있기에 그분이 거하실 집이 없었음을...

 

" 왜 하필이면 나 인가요? "

" 사랑이 바로 그 일을 하니까 ~~~ "

가슴이 찡해왔다.

하나님께 무슨 이유가 있을까?

그저 '나' 를 사랑하시기에 부족하고 원망하고 마음의 공간을 드리지 않는데도 택하시고 사랑하시고 아픈곳을 치유하시기 위해 쪽?파하는 모습이 안쓰러워서, 무거운 마음의 짐을 덜어주고 싶어서, 억눌린 감정을 풀어주시려고 그곳으로 불러주셨다.

" 나는 너의 일부를 시간의 부분을 원하지 않는다. 너의 전체, 시간의 전부를 원한다 "

하나님은 욕심쟁이다.

내 전부를 원하신다.

사랑에 일부가 가능할까?

누군가를 사랑하면 내 모든 마음을 주게 되고 무엇이든 해주게 되고 원하는 것은 뭐든 들어주고 싶고 다 알고 싶고 감당하고 싶은것... 그래^^ 하나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이다.

 

맥이 찾았던 고통의 장소 '오두막'은 내가 찾아가야 할 '골방'과 다르지 않은 곳이었다.

그가 회피하고 기억하려 하지 않았던 곳... 내가 하나님과의 대면을 기피했던 곳... 그가 '오두막'에서 하나님의 사랑으로 치유 되었듯이 나도 나만의 '골방'에서 그분을 통해 미처 드러내지 않았던 내안의 상처들과 대면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해야 겠다.

'파파' 나 ' 사라유' '예수님'의 모습으로 나와 물위를 걷고 음식을 나누어 먹고 서로 포옹하는 실제적인 상황은 아니겠지만 나를 사랑으로 감싸주시는 손길은 같을것이다.

 

친구 윌이 맥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전한 형식의 소설이지만 그가 치유받고 그 삶에서 가족과 더불어 함께 회복되어지고 하나님과 이웃과의 관계가 바르게 세워지는 모습들에 감사했다.

세세한 부분까지 배려한 나눔의 대화들을 통해 신앙적으로 성숙하게 해준 내용 전개도 좋았고 책장을 넘기며 순간순간 나를 돌아보고 내 상황에 적용하게 된 점이 무엇보다 감사하게 한다.

 

예화로 많이 인용되는 <바닷가 모래위의 발자국> 의 내용이 떠오른다. 

- 하나님, 제가 힘들고 어려울때 어디계셨나요?

- 내가 너를 업고 너의 짐을 대신 지고 걸었단다. 그래서 모래위의 발자국이 깊이 박혀있지 않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