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가 강열하다.

색감도 느낌도... 내용은 더욱 더 그러하다.

책속에 표현된 색감들도 다양하고 너무 이쁘다.

우리의 색이 이렇게 다양하고 멋지구나... 다양한 사진들과 함께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다정다감하다.

뉴욕에서 자신이 하고싶던 디자인을 공부하며 다양한 세상을 보던 젊은이가 어느날 마주하게된 우리의 옛 색에 대한 관심을 갖고 떠나갔던 한국으로 돌아와 힘들고 어려운 작업들을 시작했다.

그녀가 우리의 색, 천연염색을 알기위해 전국 곳곳을 다니며 여러 선생님들을 뵙고 배우고 스스로 천연염색을 하며 한단계 한단계 우리의 것에 자신의 감각을 더해 나간다.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천연염색은 지극히 단순한 디자인에 색감도 그렇게 많지 않다.

왜냐면 일상생활에서 생활하기에 편한 옷들과 일반적인 모습들만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너무나 다양해지고 있다.

인사동을 잠시 거닐어 보면 우리 옷 디자인도 독특해지고 색감도 놀랍다.

몇년전만 해도 그냥 괜찮네 하면서도 집에서나 단순하게 편하게 입지 일상생활에서 입고 활동하기는 좀 그렇다 하면서 보았던 옷들인데 이제는 일상복으로도 손색이 없어 사람들의 시선을 받게 되었다.

예전에 인사동에서 춘추에 입기 딱 좋은 윗옷을 구입해서 입었었다.

너무 편하고 바람 솔솔 잘 들어오고 색감도 괜찮아서 꽤 즐겨입었는데 단점은 역시나... 오래 입게는 안된다는 점.

옆구리가 터지면 살짝 꿰메어서 입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이제는 수명을 다했구나 싶어 아쉬워하면서도 냉큼 버리지는 못하고 한곳에 자리만 내주었다.

매번 다른 빨래들과 함께 빨지 않고 손빨래를 해 주었는데 계속 조금씩 색물이 빠져나와 혹시나 다른옷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어서 였다.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공방들을 찾아 그분들이 어떤 계기로 천연염색의 길을 걷게 되었는데 그 일을 하면서 갖는 생각, 일상의 이야기, 가족들 주위 사람들과의 이야기들이 우리의 옷, 색감만큼 다양하고 따뜻하고 소박하다.

다양한 염색재료들 이름들에는 생소한 것도 많고 익히 익숙한 것도 있었다.

만드는 방법도 너무 여러 과정과 힘이 들어서 한 작품이 나오기까지의 수고로움이 이 일을 많은 이들이 이어가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겠구나 싶다.

그래도 천연염색에 관심을 갖고 배우고 이어가려는 사람들이 아직 꽤 있는듯 싶어... 특히 저자처럼 서양에서 디자인을 전공하다가 이렇게 우리의 전통으로 방향을 바꾸는 경우도 있으니 다행이라 하겠다.

몇년전에 가평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을 하면서 지역 여러 업체들도 나와서 다양한 행사를 하고 체험을 하는 기회를 만들었었다.

그 중에 손수건에 쪽물들이기가 있어서 고무줄로 내가 원하는 부분에 이리저리 동여매서 물이 들지 않도록 해서 모양을 내는 것이었는데 몇가지 과정을 거쳐 말리니 다양한 모양의 천연염색, 나만의 핸드메이드 손수건이 완성되었다.

같이 갔던 동생과 둘다 재미나게 행사에 참여하고 손수건 만들어서 기념으로 가져오고 멋진 재즈공연들도 보고 맛난거 먹고 ... 더욱이 하늘에 진하지 않지만 엷게 떠있는 무지개도 볼수 있어 멋진 하루였는데 그정도의 쪽물 들이기는 정말 단순한 과정에 속하는 것이었다.

인사동 옷들이 참 비싸다 생각했었는데 이런 과정들을 보고 나면 절대 그런 소리는 나오지 않겠구나 싶다.

책속에 소개된 다양한 공방들을 기회가 되서 그 지역에 여행이나 다녀올 일이 있다면 꼭 방문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려운 일... 꾸준히 이어가주시는 장인들이 계셔서 감사하다.

이렇게 이 분들의 삶을 소개하고 스스로 그 길에 동참하고자 하는 색에 미친 청춘 김유나님과 같은 젊은이들이 있어서 더욱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