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x값을 찾아줄 감동의 수학 강의

[이토록 아름다운 수학이라면]

서울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 최영기 지음

21세기 북스

나는 가끔 '수학 책'을 펼쳐 든다. 50이 가까워 오는 나이에 수학 문제를 풀고자 해서가 아니다. 수학을 전공하지도 않았다. 책읽기에 한창 재미를 붙여 가던 어느 날, 수학을 예찬하는 책이 궁금해서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 궁금해서 읽었던 것인데, 솔직히 수학 이라는 과목에는 매료되지 못했으나, 수학이라는 과목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한 저자를 통해 대리 경험을 하고 있는 셈이다.

"수학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학문입니다"

그런 수학을 '이번 시험만 끝나면...' '지긋지긋한 수학..'

나를 괴롭히는 주범으로, 심지어는 초등학교 4학년만 되면 수포자가 되게 하는 주범은 바로 '성적'일까?

수학에 아름다움도 발견하지 못하시고 단순히 가르치기만 하시는 수학 선생님들일까?

그 성적에 목숨을 거는 부모일까?

함수-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함수를 생각할 때면 종종 <가을편지>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어떻게 수학을 공부하다가 이렇게 시적인, 감성적인 노래가 떠오른단 말인가?

1부 삶에 수학이 들어오는 순간에서, 저자는 수학을 공부하면서 자시이 발견한 수학에 삶이 들어온건지? 삶에 수학이 들어온건지? 둘의 경계선이 허물어지는 경험을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놀랍다.

삶에 수학이 들어오다니.

수학자가 보여주는 또 다른 수학자의 아름다움이 3부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책을 덮고도 한동안 여운이 오래도록 남았다.

인류에 오래 기억될만한 수학자들의 수학 공부 현실은 우리내 교실 보다, 입시의 압박 보다 조금 덜 한것이었을까? 어떻게 삶에 수학이 들어올 수 있을까? 어떻게 그 지긋지긋한 수학을 공부하면서 인생의 철학을 세워가고, 실천해 갈 수 있단 말인가?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가장 수학을 잘하는 대한민국 수학의 현주소에 미래가 없다니.

'수학'은 내게 공포였으며, 수치였다. 여기에 다 적을 수도 없을 만큼~

그런 수학과 대치하여 이기려고 했던 것일까? 그 공포를 회피로 대하는 순간, 시간마다 불려지는 그날의 날짜와 번호, 그리고 그 번호를 중심으로 사방팔방 퍼지는 다음 순서자! 그리고 머리 위로 날아오는 커다란 출석부. 그렇게 멀어져간 수학이 대학 입시에서 제대로 나에게 한방을 먹이고, 두 자녀에게만은 이 공포를 대물림 해주려 하지 않으려 아주 일찌감치 시작한 수학 교육이 때로는 결과를 종용하고, 때로는 빠른 이해를 종용하여 두 아이 모두 곧잘 해내지만 수학에 재능이 없는 한 아이는 공부를 하면서도 자신을 괴롭히는 과목으로 알고 있으니 어찌나 미안한지.

내 아이의 책상 위에 놓아두고, 꼭 읽으라고 권하지만 '수학'이 들어갔기 때문에 쉽지가 않다.

언젠가 들었던 '서가명강'-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국내 최고 교수진의 다채로운 인문학 콘텐츠 분들 중 이 책의 저자의 강의가 수록되었으니 이건만이라도 들려주는데 꼭 성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