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과 임상심리학이 부서진 마음에 전하는 말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허지원 / 홍익출판사

참 어렵게 만난 책인데, 요즘은 책읽기가 녹록치 않아 마무리하는데 시간이 다소 걸렸다. 어렵게 만났다는데에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있는데, 원한다고 얻을 수 있는 책도 아닌데다가, 상담학 3년 전공하고 체계적이지는 않지만 심리학에, 상담에 매료되어 책을 계속해서 읽어대다가 어느 순간, 더이상 진척되지 않는 한계 선상을 만나 웬만하면 손을 대지 않는 분야이기에 못만날뻔 했으니 어렵게 만났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아무래도 조금 아는 분야라고 일단 책이 소개되면 목차부터 훓어보고 지나가는데,

1부 노력하되, 애쓰지 말 것

2부 타인을 시험에 들게 하지 말 것

3부 완벽주의적 불안에 휘둘리지 말 것

4부 의미를 찾으려 하지 말 것

5부 당신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하지 말것

목차를 읽고 다시 제목을 보면서 '나도 아직 나를 모르다니?' 누구보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은 정작 나 임에도 내가 나를 모른다고? 하는 다른 면의 호기심이 나를 충족시켜 주리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읽어본 책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생각하지 못한, 내가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뇌에 대하여 임상 심리학에 대하여 이야기해 주고 있었다.

마치 두명의 저자가 이야기를 기술하듯이 뇌과학과 임상심리학의 이야기가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서 멀리 떨어져있어 도저히 만나지지 않을 분야인듯 하면서 다시 교차하다가 또 멀어져가는 그런 느낌으로 이야기는 총 5부에 걸쳐 진행되고 있었다.

두 분야를 모두 섭렵한 저자 덕분에 상담, 심리학에 다소간 느낀 나의 한계를 어느 정도 해소 받을 수 있었다. 홍수처럼 지식이 범람하며 누구나 손쉽게 심리, 상담에 관련된 책 한권 정도는 접해 보았으리라. 그리고 자신에게 꼭 맞는 꼭지를 골라 얼마나 자신을 그 범주에 집어 넣고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보듬느라, 또 원하는 지점으로 향상되지 않는 자신을 보고 실망했을 그 시간들이 서로 어우러지면서 그게 다가 아니었다고 이야기 들려주고 있었다.

꼭 그러했을까? 그게 맞는거야?

내가 갖지 못한 내가 그토록 바란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하여 다시 한번 그 생각이 맞는지? 과연 그러했을지? 매우 논리적으로 짚어보라고 일러 준다. 

 

 

사람은 누구보다 자신을 가장 사랑하지만, 그와 동시에 자신에게 가혹한 것이 바로 자신이니까요.

이제 주어진 숙제 앞에 괜히 부담 감에 한숨부터 나올 필요가 없다. 막연한 위로가 아니라 내 생각으로 치우진 나의 인지들을, 잘못 접한 정보들로 더욱 그것을 강화시킨 부분들로 무거워진 내 몸과 영혼을 탈탈 털어보라고 권면해 주고 있습니다.

가볍게 다시 한번 시작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인생은 단거리가 아니라 마라톤 경기니까요.

from. 오렌지 자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