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에 우연한 계기로 시작했던 독서교사 경력이 벌써 10년이 되어 간다. 초등학생이지만 나름대로 소신있게 아주 적게는 1명, 많게는 10명까지 반을 꾸려가지만 그러면서도 좀더 토론의 기술을 익힐 기회만 노렸었는데 잘되다 싶은게 이 책이었다. 그러나 그런 기대와는 어쩌면 전혀 다르다고 해야할까? 역사교육과 토론식 수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20년간 한 길을 걸어온 저자에 의해 끝내 설득을 당하고야 말았다. 그것이 가장 급선무였던 것은 사실이다.     일단 독서교사로 재직한지 얼마지나 대한민국에 논술 바람이 불었고, 그 취지와는 관계없는 학교였음에도 꽤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했던것은 이 땅에서 국민학교를 시작으로 대학원을 마치면서까지 내가 아이들에게 인도하는 수업과는 천양지차였기 때문이다. 반장 내지는 우등생으로 점찍힌 1명 외에는 그것도 감히 누가 손을 들고 자신의 의견을 편하게 제시하는 것은 꿈도 못꾸는 그런 교실분위기에서 자라 걸러지진 않았지만 서슴없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시도해보도록 아이들을 이끌어가니 아이들은 점차 변했고 끌려오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삶을 끌어가는 단계로 변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논술학원은 그야말로 학생수를 맞춰 교실에 앉아 가장 모범단안을 뽑아 지도하기에 그쳤다는 현실을 보면서 참 낙담했었다.   그래서 저자는 하루에 15분만 투자해라. 집에서 부모가 먼저 시작해라, 토론 능력은 타고난 것이 아니다, 토론을 일상화하면 지성, 감성, 인성, 영성 지능 또한 모두 발달할 수 있다고 끊임없이 말해 준다.   나 역시 교사이면서 부모였지만 아이를 논술 학원에 보내져 정답을 자신의 글처럼 술술써주기를 바라는 또 하나의 부모는 아니었는지? 다시 나를 점검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당차게 또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 잘난척이냐? 또 시작이네! 라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은 어쩌면 어릴 적부터 부모로부터 강압적으로 '넌 어리니까 내 말만따라.' 라는 양육에 길들여진 아이들의 모습의 연결선상은 아닌지.   전문성이란 수없이 많은 독서와 경험을 하고 거듭 생각을 해야 만들어지는 것이다. p.53   하루에 15분만 투자하라는 저자의 독려를 따르다보면 어느덧 말쟁이가 아니라 사회를 이끄는 사람이 되어있으리라. 싸움꾼이 아니라 타인을 배려할 줄 알며 자신의 의견을 소신껏 펼치는 사람이 되어있으리라. 진정한 토론의 모습은 무엇이며 구체적인 토론의 현장과 기술까지 매우 상세하게 저자의 20년간의 노하우를 녹여주었다. 아이들과 대화의 현장에서 수시로 나를 들여다보게 해주는 도구이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