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달콤할 때는 감사하며 축하하라.

삶이 씁쓸할 때는 감사하며 성장하라.

 

 

 

삶이 달콤하고 씁쓸하다는 건 누구나의 삶에 모두 등장하는 것이다. 마치 아이들이 즐겨 먹는 아이스크림에 두 가지 맛이 있어 골고루 맛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것만 좋고, 저것은 싫어서 빼버릴 수는 없다.

 

때때로 우리가 하는 가장 영적인 일들은 가장 육체적이고, 가장 많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일들이다. 사람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 그중 하나다. 그것은 굶주린 사람들을 먹이는 일일 수도 있고, 아니면 요즘 같이 어두운 겨울밤에 우리 각 사람 안에 있는 갈급함을 채워 주는 일일 수도 있다. -p.70

 

성급한 속단이겠지만 여자만이, 엄마만이 어쩌면 더 많거나 대부분의 시간을 삶에서의 이런 피부에 접촉할 만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어떤 성공학 책에서도 이런 소소한 삶에 대해서, 아니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씌어진 가면과 그 가면이 벗겨진 이후의 시간들, 그리고 개인적인 시간의 공간들까지 말해주지는 않는다. '이렇게 해야해', '잘될 거야'. '염려하지마' 라고 말해 주지만 정작 개인적인 자리로 돌아오면 그것 말고 더 많은 시간과 해야 할 일들이 자신에게 주어져 있다는 것에 당혹감을 느끼니까.

 

엄마에겐 봇물처럼 쏟아진 교육서들이 그렇지 않은가? 지침서는 많다. 잘하는 엄마들의 모범도 많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엄마들은 위로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엄마들끼리는 자식들 때문에 숨기고 잘하는 모습만 말하고 보니 집에 돌아와서는 잘하지 못하는 자신의 현실과 자식들을 보며 한숨을 절로 쉰다.

 

'엄마'라는 이름이 화물열차처럼 우리를 깔고 지나가면서, 우리는 한동안 자제력을 잃었고 익숙하지 않은 낮은 자리로 내려갔다. 그런데 임신과 출산은 우리의 계획을 비웃었고 우리의 기대를 빗나갔으며, 모든 것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다. 출산 때 흘린 피와 배에 남은 임신선이 우리의 삶을 말해 준다. p.137

 

어쩌면 오늘 그러한 양육과 보호와 은혜가 정말로 필요한 사람은 바로 당신일지도 모른다. p.146

 

순간 십자가 사건 이후 승천하시기까지 제자들을 찾아다니시며 그들에게 독려하시고 조반으로 생선을 구워먹이시던 예수님이 생각났다. 괜찮아, 다 잘하지 않아도.. 아니 어쩌면 잘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데도 감히 이런 말씀을, 우리로를 들어도 좋을까? 하는 성공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가득 채워진 다이어리를 자랑삼아 나는 참 바쁜 사람이고, 그래서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착각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저자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그리고 저자가 혼자의 힘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들을 지나가면서 자신이 할 수 없는 부분들을 기록한 일지를 공개하는 부분이 참 눈에 띄었다. 어찌보면 너무 솔직하게 주부로써 이런 걸 못한다고, 나는 안한다고 인정해도 되는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의 우리 어머니들처럼 집안일을 척척 해내시던 그 기준에 맞춰 달라는 주문에 시달리며 어느새 만능이 되어 가고 있었던 것.

 

오늘의 나를 하나님께 고백하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고난의 시간에 웅크리고 앉아 그저 지나가길 바라는게 아니라 여전한 믿음과 실천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 고난의 시간에 나를 위로하시고 내 삶을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께서 일하고 계심에 대한 전적인 맡김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리라.

 

13	사람마다 먹고 마시는 것과 수고함으로 낙을 누리는 것이 하나님의 선물인 줄을 또한 알았도다 (전도서3:13)

 

읽으면서 현실의 무가치를 인정하고, 고통 때문에 외면했던 삶이 하나님의 선물인 줄을 깨닫게 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