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경제활동의 영역을 넓혀가다 보니 영원히 알 수 없을 것만 같던 경제용어들을 자연스럽게 궁금해하게 되는 것은 물론, 의도하지 않아도 선배들과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빠지지 않고 자산을 늘리기 위한 고민을 주고 받는 것이 특별하지 않은 일이 되었다. 언제부터랄 것도 없지만 점차 심화되는 언론의 왜곡된 보도에 점점 멀리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종종 보게 되는 뉴스에서도 경제 관련 내용을 나날이 더 이해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은 것 같은데도 말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경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다. 알아도 어려울 것 같은 이야기를 정치와 경제에 충분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다 저렇다 논하는 것을 접하면 소외감까지도 든다. 앞으로의 생계이자 곧 인생이 걸린 문제인 만큼, 조금 더 알 수록 손해보지 않고 비교적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어려운 경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노력은 대학 때 경제학 수업을 듣던 것처럼 이론을 공부할 단계라기보다는 당장의 현실에 도움이 되는 혜안을 엿보는 정도가 상황에 알맞은 단계라고 생각되는데, 그 답을 주는 책이 선대인연구소에서 지난 봄에 출간한 <두 명만 모여도 꼭 나오는 경제 질문>이 아닐까 싶다.

 

 

경제팟캐스트 <나는 꼽사리다>의 패널인 선대인 소장이 이끄는 선대인연구소에서 출간한 책으로, 지금까지는 그들이 주창하는 '정직한 경제 정보'를 제시해온 것처럼 보인다. 누누히 말했듯 정치와 경제에 깊이 있는 이해를 지니지 못한 상태인 나로서는 역시 이들의 의견을 믿을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기는 하지만, 기댈 곳 없는 경제의 망망대해에서 누군가의 조언이 필요하다면 그나마 가장 믿을 만한 정보처인 듯하다. 어느 정권의 편을 들고 있지도 않고, 또 어느 기업이나 이익단체의 편에 서 있지도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에서 잊을 만하면 언급되듯 투자를 포함한 경제적 선택을 최종으로 내리는 사람은 개인 자신이기 때문에 누군가를 믿고 결정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기는 하지만, 바른 판단을 위한 또 하나의 직언을 들어두는 것이 나쁠 이유도 없지 않을까.

처음부터 시대착오적이었던 4대강 사업이나 경제성이 없었던 경인운하 사업에 대해 언론들이 제대로 비판했다면 수십조 원의 혈세가 낭비되거나 공공요금이 시도 때도 없이 뛰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60쪽)

언론에서 아무리 선동하고 주위 사람들이 모두 집을 사더라도 자신이 무리하게 빚을 내야 한다면 그때는 때가 아니다. (87쪽)

어떤 투자든 결국 최종 결정은 자신의 판단으로 내리는 것이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자신이 져야 한다. (91쪽)

삼성, 현대, LG 등 재벌계 연구소가 경제 공룡인 재벌 그룹의 이해관계에 반하는 의견을 낼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경우 재벌 기업이 모기업인 경제연구소의 파워가 세다. 이 연구소의 보고서들도 여론 조작에 기여한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려운데, 심지어 같은 연구소의 외부용과 내부용 보고서에 내용이 상반되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138쪽)

이제는 재테크 광풍의 시기도 지났고 무리한 투자의 리스크가 크게 높아졌다. 그런데도 ATM의 현금 서비스는 물론 대부업체의 대출까지 곳곳에서 빚을 내라는 유혹이 넘쳐난다. '빚 권하는 사회'에서 빚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어도 빚일 뿐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14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