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릴 필요가 있을 때엔 기존에 들었던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법'을 아무리 생각해내서 적용을 해보려 해도 쉽게 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조건이 제한되는 것 같아서 뇌가 굳어가는 느낌을 받게 되기 일쑤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묘안 찾기를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의식적으로 떠올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위한 좋은 태도를 습관화하는 것이 우선해야 할 것 같다.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반복적으로 시도하고 애쓰는 것이 답일 테고, 그렇게 매번 애를 쓰기 위해서는 의식으로나마 어떤 상황과 조건이 필요한지 떠올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무엇이 필요한지 떠올리기 위해서는 평소 좋은 사례와 그것들이 지닌 공통된 방법, 즉 좋은 아이디어를 찾아내기 위한 검증된 방법을 많이 알아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아이디어 모음집',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방법' 등의 지루하고 식상한 책들인데, 이 책도 사실 같은 선상에 있다. 다만 보다 체계적으로 소개되는 사례들이라는 게 조금 더 설득력 있는 부분이다. 단순히 챕터를 나누고 사례를 나열한 것이 아니라, 책의 전반에서 동일한 이야기를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주면서 각각에 맞는 사례를 보여준다.

 

 

처음에는 단순 사실로 접한 사례가 마지막 장을 덮을 때엔 공감가는 혜안으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최적의 조건을 아주 생소한 것들로 말해주지는 않지만, 설득력이 강하다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다소 딱딱한 사례와 건조한 설명, 그리고 주제에서 비롯되는 정보 전달의 목적 때문에 지루함을 떨치기는 어렵겠지만,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고 접하면 꽤나 유용한 책이 될 것 같다.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은 어떤 면으로는 예비 부품들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이전과 동일한 요소들만을 활용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54쪽)

 

 

예감들을 포착하는 체계는 필요하지만 반드시 그 예감들을 장르에 따라 분류할 필요는 없다. 장르는 이질적인 아이디어 사이에 장벽을 만들 수 있고, 각자의 개념적 섬에 갇히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인류의 혁신 역사가 자연의 역사에서 벗어나느 한 방식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생물과 달리 섬에서 번창하지 않는다. (102쪽)

 

 

혁신은 정확성, 명확성, 집중 등의 가치와 더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좋은 아이디어는 기초적인 차원에서는 어느 정도 옳아야 하고 신호:잡음의 비율에서 신호가 더 높아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잡음이 전혀 없는 환경에서 아이디어를 기르는 것이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잡음이 전혀 없는 환경은 독창성이 부족하고 예측 가능한 경우가 많다. 가장 좋은 혁신 연구실은 항상 조금은 오염되어 있다. (158쪽)

 

 

산책을 하라, 예감을 키워라, 모든 것을 메모하되 폴더는 엉망으로 놔두어라, 뜻밖의 발견을 포용하라, 생성 능력이 있는 실수를 하라, 여러 가지 취미 활동을 하라, 커피하우스를 비롯한 유동적 네트워크를 자주 가라, 링크를 따라가라,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아이디어 위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게 하라, 빌리고, 재활용하고, 다시 만드어라, 복잡하게 뒤얽힌 바다를 만들어라. (27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