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시작을 닮은 예쁜 표지에 사랑의 각 순간을 담은 예쁜 일러스트, 그리고 사랑을 이해하게 만드는 예쁜 글. 유명인들의 사랑에 관한 일화와 짧은 익명의 이야기들이 고전적인 작가들의 시와 저자의 짧은 글로 요약되는 구성이다. 단편적인 글들이 이어져 있어 틈새 시간에 읽기에 좋고, 감성적인 일러스트까지 곁들여져 있어 일상에 지쳐 있을 때 몇 페이지씩 넘겨 읽으면 숨 고르기에도 괜찮다. 보고만 있어도 예쁜 사랑스러운 책이어서 한 장 한 장이 소중해지는 책이다.

 

 

책을 통해 사랑을 배울 수는 없겠지만, 사랑을 배우기 위한 자세를 갖추기 위한 도움이 될 수 있는 글들로 채워져 있다. 자신의 사랑이 진행 중일 때에는 남의 이야기는 잘 들리지 않으니, 오히려 사랑에 빠지지 못한 사람들에게 사랑에 대한 글이 그나마 더 유용할 것 같다. 감정의 일에 누군가의 조언을 듣는다는 건 언제나 어렵기야 하겠지만. 굳이 조언이 가능하다면 대개는 연륜이 쌓인 작가의 글을 통해 사랑을 들여다보는 것이 '답'에 가까워 보이지만, 서른이 갓 넘은 트렌디한 작가의 글을 통하는 것이 더 와닿을 수도 있는 것 같다. 너무 어른인 체 하지 않으니 부담스럽지 않기도 하고, 사랑이란 것에 답을 낸다는 것 자체가 정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기도 하니까.

 

 

연애만이 사랑은 아니고, 이 책에서도 가족 간의 사랑과 같은 여러 형태의 사랑을 조금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이성 간의 사랑을 말하고 있어서 연애와 결혼에 대해 많이 생각할 수 있었다. 너덜거리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는 요즈음이라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을 적게 하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내 연애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으면 좋을지 꿈꾸어보게 했다. 이렇게 생각만으로도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게 사랑의 모습이지 않을까.

 

 

 

그 어떤 망설임 때문에라도 아름다운 약속을 주저하지 마라. 그 어떤 두려움 때문에라도 끌리는 마음을 감추지 마라. 무엇이든 반드시 얻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비록 과거의 기억일지라도. 그것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그것을 위해, 오직 그것만을 위해서, 내가 당신을 얼마나 깊이 사랑했는지 모든 사람이 알 수 있도록 사랑하라. (41쪽, 시무롱)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졌다. 그것이 사랑의 전부이다. 사랑에는 이유가 없다. (60쪽)

 

 

지금 지구상에는 당신이 꿈꾸는 이상적인 인생의 동반자가 약 2만 명 있다. 그 중 첫 번째 상대를 만나 서로 깊이 아끼고 사랑하며 서로 신뢰하는 사이로 발전한다면, 그 후에 만나는 이상적인 상대는 평범한 친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첫 번째 상대와 깊이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기 전이라면 두 번째, 세 번째 이상적인 상대가 나타났을 때 쉽게 감정이 흔들리고 변한다. 그 수많은 이상형 후보 중 한 명과 안정적인 관계로 발전해야 비로소 행복이 시작되고 방황을 끝낼 수 있다. (77쪽, 조지 버나드 쇼)

 

 

연인 관계에서 가장 이상적인 거리는 '테이블'을 사이에 둔 거리. (172쪽)

 

 

우리 인생은 자극적인 순간이 5%, 고통스러운 순간이 5%, 나머지 90%는 무미건조한 시간이다. 우리는 5%의 자극을 위해 5%의 고통을 이겨내고 나머지 90%의 시간을 보낸다. (218쪽)

 

 

사실 인생은 대부분 아무 맛도 없는 맹물 같은 날의 연속이다. 세상 모든 사물은 새롭게 태어나 낡은 상태로 변해가는 법이다. 결혼이라는 탑은 공중에 떠 있는 신기루가 아니라, 단단한 땅 위에 세워야 한다. 결혼생활은 먹고 입고 자는 실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결혼은 현실에 충실할 때 완성된다. (25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