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 담론놀이
오늘날 미디어의 세상이다.
영화, TV, 잡지, 신문등 미디어가 없는 삶은 이제 상상할 수도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이 책은 이러한 미디어 시대의 반영을 영화라는 매체를 통하여 우리의 삶을 다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
저작자는 말한다.
“이 책은 영화를 비평하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주제에 대한 담론놀이를 보여주려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영화 내부에 국한된 단편적인 면보다는 영화에 반영된 우리의 모습의 변화와 다양한 관점의 해석을 보여준다.

- 뜨거운 효과에서 차가운 매체로의 연출 <슈렉>
우선 가장 가볍게 접근할 수 있었던 영화는 <슈렉> 이었다.
나에게 <슈렉>이라는 영화는 무료한 일상에 신선한 웃음을 줄 수 있다는 의미를 주는 영화일 뿐 이었는데 이것이 작업의 해체라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사회를 보여주고 있으며 또한  모든 정보를 다 제공해줌으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상상력을 제한하는 뜨거운 매체가 아니라 오히려 보는 이로 하여금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쿨미디어 매체의 성격을 보여주는 준다는 관점의 해석이 또한 상당히 흥미로웠다.
우리가 알고 있던 소위 말하는 꽃미남, 꽃미녀의 행복한 결말만을 쏟아내는 디즈니 만화에 대한 비판과 실제 같은 캐릭터들의 움직임이라는 흔한 평설이 아니라는 점이 더욱 그렇게 느끼게 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실제와 같은 사실적인 뜨거운 효과가 더욱 애니메이션임을 부각시키게 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상상력을 자극 시킨다는 차가운 매체로의 연출을 보여줌으로써 뜨거움과 차가움의 모순된 결합이 <슈렉>의 최고의 매력이라 꼽는 그의 말에 공감한다.

-미국식 영웅주의의 대표 <라이언 일병구하기>의 전환
워낙 인기가 있었던 영화..
박스오피스의 1위를 차지하며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몰이를 했던 영화 <라이언 일병구하기>.
나에게 이 영화는 미국식 영웅주의의 전형을 보여주는 아주 시시한 영화였다.
한 명의 병사를 구하기 위해 한 부대가 전쟁에 파견된다는 상황자체가 억지스럽다며 냉소를 날렸던 영화였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전쟁의 잔인함을 시각에서 촉각으로 옮겨 놓았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미국식 영웅주의보다 전쟁의 처절함과 잔인함을 그려내려 했다는 감독의 의도가 영화를 볼 당시에는 찾을 수가 없었다.
영화를 보면서 “미국식 영웅주의 영화군.... 미국인 영웅의 탄생이 또 이어지겠구만....“ 이라는 편견이 이미 나의 눈을 덮은 순간 이미 그 영화는 나에게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글을 읽으면서 그때 봤었던 영화의 장면들이 간간히 떠올랐다.
특히 책에서도 언급되어 있던 두 병사의 격투장면에서 영화를 볼 당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던 기억이 떠오른다.....
독일 병사의 칼이 미국 병사의 심장으로 파고드는 장면이 지금도 생생히 떠오르는 것 같이 뒷목에 서늘함이 흘러내린다.
나의 심장에 날카운 칼이 박히듯이 이제는 잊어버렸다고 생각한 기억들이 그때의 장면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결국 이 영화는 나에게 아무런 영화가 아니라 알게 모르게 전쟁의 아픔을 나의 몸에 심어놓은 것 같다.


 
- 영화를 본 후 더욱 거슬림이 많았던 <화려한 휴가> 
<화려한 휴가>는 정말 재미있게 본 영화였다.
그때 당시는 지금처럼 우리나라에 대한 역사적 관심이 없었을 때였지만, 그 잔인했던 시절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고,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기에 정치권에서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 말들이 많은 지.... 글로만 읽는 것보다 더욱 생생하게 와 닿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말도 안되는 나라에 대한 어설픈 사명감을 불러 일으켰던 영화이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오히려.... “거 참.... ”이라는 생각이 더욱 들게 하는 영화였다.
그저 즐기려는 한편의 영화에 정치라는 문제가 물거져 좌파의 영화니.... 뭐니.... 더욱 강경한 입장에서는 국민의 의식을 통제하기위해 정부에서 조장하는 것이라는 느니..... 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영화의 의미가 더욱 빛이 바래는 느낌을 받았다.
한 영화가 이런 식으로 평가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결국 사실이라는 것은 그 사람이 가진 사람 이데올로기에 따라 혁명이 되거나 반란,쿠데타로 탈바꿈 된다는 것을 더욱 잘 느낄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이 글의 저작자는 말한다.
문화적 기억으로서만이 아니라 전달하고자 하는 다른 무엇이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광주 시민 여러분, 제발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 라는 신애의 처절한 울부짖음이 아직도 머릿속에 깊이 남아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사실들을 기억만 하고 있으면 되는 것인가? 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오히려 <라이언 일병구하기>에서처럼 그 잔인함을 남기려면 촉각의 현상학을 이용하여 그 아픔을 우리 몸 속 깊이 남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 말에 나도 전적으로 공감한다.
우리에겐 너무나 큰 트라우마를 남긴 사건을 너무 간단히 처리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다 뭐다.. 정치적 압력으로 이런 소재를 영화화하기란 아직까지 어렵다..  지금의 정부에서는 더욱 불가능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잘못했습니다...“라고 말은 하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그런적 없다“
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그나마 조금은 뜨끔함을 느끼게 할 수 있었다는 것에 그래도 난 이 영화가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절반의 공감
이 책을 읽으며 정말 아쉬웠던 점은 이러한 공감을 절반 밖에 받지 못한 것이다.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보지 못한 영화에 대한 평설은 공감을 형성하기란 어려웠다. 내가 받은 느낌이 없으니 저작자의 말을 고스란히 받아 드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 많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좀 더 많은 아는 영화가 나오고 그것에 대한 나와의 다른 생각들을 확인 할 수 있었더라면 더욱 즐거운 책읽기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아무튼 이미 본 영화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