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달콤한 작은 거짓말>이란 말이 상당히 역설적으로 다가온다.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에 남겨진 ‘사랑의 집 안에서’ 라는 말과 함께....

오히려 이 말이 사랑과 열정도 이미 식어버린 허무함과 쓸쓸함 만이 남아있는 집안의 모습을 더욱 연상하게 한다.

<달콤한 작은 거짓말>에서는 에쿠니 가오리의 <빨간장화>의 연장선에서 결혼생활의 무료함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빨간장화>에서는 소통이 부재된 불협화음적인 부부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달콤한 작은 거짓말>에서는 결혼생활의 허무함을 배우자가 아닌 다른 이들로부터 채우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람은 지키고 싶은 사람에게 거짓말을 해. 혹은 지키려는 사람에게.”- p196

남편을 사랑하고 싶지만 애인이 생겨버린 여자 루리코, 외도를 결혼 생활의 윤활유로 여기는 남자 사토시. 결혼을 유지하기위해 서로의 비밀이 쌓여가는 모습이 쓸쓸하게 다가온다. 서로의 눈빛 하나, 손짓 하나에도 무한한 관심을 기울이던 첫 마음은 간데없고, 집밖에 애인을 두어야 집 안의 배우자에게 잘할 수 있다는 모순된 논리가 허무하다 못해 허전함으로 다가온다.

이제는 더 이상 안전한 곳도, 편안한 곳도 아닌 가정임에도, 형식적인 테두리만이라도 유지하려는 이들의 모습이 눈물겹기까지 하다.

더 이상 가정이라는 의미가 퇴색되어버린 공간임에도 그들은 그 곳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기에

“낮에는 밖에 나가서 일을 하거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간혹 바람을 피우더라도 밤이 되면 각자 집으로 돌아오잖아. 참 신기한 것 같아.” -p181

의 말은 더 많은 생각을 하게한다.

결국 돌아와야만 하는 곳으로 변해버린 집의 의미가 가슴속을 텅 비게 만든다.

그래서 옮긴이의 말에서

“누구와 결혼하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결혼을 하고 나면 청혼했을 당시의 그 사람과는 전혀 다른 사람과 함께 살게 되는 까닭에.”(조안 헨리에타 콜린스) - p228

란 구절에 더욱 쓴웃음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