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모르는 시기...
임진왜란의 피비린네와 사람들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적군도 적군에게 잡혀간 조선백성이오, 아군도 조선백성인 이곳에서 진정한 나의 적은 누구인가?
전쟁의 참극이란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는 싸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이 전쟁의 끝은 과연 오기는 오는 것일가?

“이 세상을 다 버릴 수 있을 때까지, 이 방책 없는 세상에서 살아 있으라고 칼은 말하는 것 같았다.” -p33

"세상은 칼로써 막아낼 수 없고 칼로써 헤쳐나갈 수 없는 곳이었다. 칼이 닿지 않고 화살이 미치지 못하는 저쪽에서 세상은 뒤채이며 무너져갔고, 죽어서 돌아서는 자들 앞에서 칼은 속수무책이다.“ -p104~105

“나는 내 무인된 운명을 깊이 시름하였다. 한 자루의 칼과 더불어 나는 포위되어 있었고 세상의 덫에 걸려 있었지만, 이 세상의 칼로 이세상의 보이지 않는 덫을 칠 수는 없었다.” p-115

"적의 칼과 임금의 칼 사이에서 바다는 아득히 넓었고 나는 몸 둘 곳 없었다“ -p119

이순신... 그는 부패한 조정과 조선이라는 나라의 좀 먹어 들어오는 왜적들을 모두 막아내어야 했다.
그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보이는 적이 아니었다.
“보이지 않는 적을 나는 벨 수 없었다”는 그의 말이 귓가를 울린다.
희망도 보이지 않는 시대....
도대체 이 시대를 어디로 흘러가는 가.....
읽을수록 가슴속에는 비참함과 우울함만이 가득하다.
해결할 수도 없고 해결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한 무장의 비애를 볼 수 있는 소설 <칼의 노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