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로 너무나도 알려진 작가이기에 이번 책이 더욱 궁금증을 더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핵개발과 남북통일“이라 말을 많이 들어보기는 했지만 왠지 관심이 가지 않았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읽어보지 않았지만 왠지 비슷한 내용으로 구성된 후속작품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정치권의 비리? 남북한의 이해관계? 핵개발? 말만 들어도 딱딱한 뉘앙스를 풍기는 단어들을 보면서 더욱 거부감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히려 읽을수록 복잡하고 어려운 글이기보다는 너무나 평범하고 잘 읽히는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평범해서인지 약간의 실망감이 들기도 했다.

나비야 청산가자는 우선 두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로는 여대생의 실종으로 시작으로하여 미국 국방부장관 크리스토퍼 힐과 중국 관리간의 밀약 으로 미국과 중국간의 한반도에 대한 정치적 입장을 보여주고 이러한 강대국의 틈바구니속에서 북한의 핵개발에 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두 번째로 선거대행사의 사장 감노을이라는 인물을 보여줌으로써 남북한의 통일이 북한 또는 남한만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을 기반으로 해야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남한의 젊은이들의 인식 전환의 필요성과 결국 남북통일은 다른 나라가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가야한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제 2의 가쓰라-태프트 조약을 21세기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시킨 것은.... 참 놀라운 사실이다. 한때 많은 의문과 의혹을 낳았던 기사가 이 책에서 하나의 사실로 거론되어 새롭다는 생각을 일으켰다. 한때의 의혹일 뿐인 이 사건이 너무도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그 일이 사실인지 그저 소문에 의한 것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것이 일개의 소문이든 진실이든 그것은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해결해야할 과제를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우리는 아무일도 하지도 못한 체 또다시 우리의 권리를 빼앗길 수 밖에 안탁까운 현실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이 잘 반영된 소설이기에 어쩌면 더욱 관심있게 소설을 즐길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우리가 핵을 보유한 북한과 통일하여 핵을 보유한 강력한 국가로 재탄생해야 한다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방식과는 다르게 북한의 정권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핵이라면 이를 포기함으로써 오히려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거라는 내용으로 끝을 맺는다.

하지만 책의 광고문구처럼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해법이라 하기에는 너무나도 단순하고 일반적이기에 오히려 해법이라기보다는 작가의 소망이라는 느낌이 더욱 강하게 남았다.
북한 내에서 미사일 고폭장치를 유일하게 만들 수 있는 윤문선의 명예로운 죽음과 북한의 최고 수장인 김정일의 핵포기로 이루어지는 이야기의 끝맺음이 너무나 허무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오늘날까지도 권력의 끈을 놓지 못하는 김정일이 과연 몇몇 청년의 희생적인 모습과 북한 주민들의 비참한 현실을 잠시나마 겪어 본다고하여 자신의 마음을 돌려 순순히 핵을 포기할 수 있을 것인가?
또한 이솝우화의 호랑이처럼 인간의 색시를 맞이하기 위해 장인을 찾아가 결혼승낙을 받으려했으나, 장인의 “너의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 때문에 나의 딸이 다칠까봐 이 결혼을 허락할 수 없다.”는 말에 날카로운 손톱과 이빨을 제거했더니... 몽둥이질을 해서 쫓아버렸다는 우화처럼....북한이 핵을 포기한다고 해서 과연 이해득실에 민감한 미국이나 주변국들이 북한의 경제성장을 보장해준다는 확신이 있는가?
결국 상대를 위협할 수 있는 수단을 잃으므로써 더욱 비참한 처지에 놓일 것을 북한은 가장 우려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작가는 세상을 너무나 단순하고 쉽게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들 때문에 너무 현실과는 동떨어진다는 생각으로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처음은 장대하게 시작되었으나... 너무나 시시하게 끝을 맺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뭔가 허전한 느낌과 함께 마음 한구석에 찜찜함이 남는다.
참.... 소설처럼 일이 일사천리로 해결되면 얼마나... 좋겠냐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