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펼쳐들자 마자 ‘머릿속 계산’ 보다 ‘마음의 소리’에 따르기로 했다는 그녀의 말이 참 인상깊었다. 내 인생의 보탬이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어서 한다는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40이라는 불혹의 나이에 이제까지 익숙한 일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기란 웬만한 사람이라면 힘들었을 것이라...
하지만 망설임 없는 그녀의 모습은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정상까지 오르려면 반드시 자기 속도로 가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느리고 답답하게 보여도 정상으로 가는 유일한 방법이다.“ -p191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보편적인 시간표와 자기 것을 대조하면서 불안해하고 초조해하곤 한다. 나는 벌써 늦은 것이 아닐까, 내 기회는 이미 지나간 것이 아닐까.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자. 우리의 인생에서 이 표준 시간표가 정말 그토록 중요한 것일까?“ -p194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뒤처졌다고 생각되는 것은 우리의 속도와 시간표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이고, 내공의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직 우리 차례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 p194

“오늘이 쌓여 내일이 되는 것이 분명한데 불만스러운 오늘이 어떻게 만족한 내일을 만들 수 있겠는가.” -p235

"오늘을 산다는 것은 바로 이런 거다. 자기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고 불평하기보다는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것을 충분히 즐기는 것“ -p236

“마치 무슨 일을 시작하지 못하는 것이, 기회가 없는 것이,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이 순전히 나이 때문인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지금 이 나이란 어떤 나이인가. 어제 우리가 그렇게 하루 빨리 오기를 바라던 날이며, 내일 우리가 그렇게 되돌아가고 싶은 날이 아닌가.”   -p237

이제까지 나이는 올가미처럼 늘 날 옮매여 놓았다. 다른 사람들의 시간표에서 한참이나 멀어진 나의 모습을 보면서 이 순간이 벗어나기만을 기다렸다.
시간이 지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것 자체가 많이 늦어버렸다고 지나간 세월을 한탄하며 후회했던 것도 사실이다.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기에는 늦은 나이라는 현실이 야속하게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 나에게 그녀의 목소리는 많은 위안을 가져다준다.

난 참 많은 면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늦은 발걸음을 걷는 것 같다.
내 생활에서 오늘을 살지 못한 것도 이렇게 한참 뒤에서야 알게 된 것을 보면 말이다. 난 어쩌면 그녀의 말처럼 오늘을 즐기지 못하고 내일만 생각하며 살았을 지도 모른다는 후회가 밀려온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가진 것은 오늘뿐이다.“ 라는 그녀의 말이 더욱 이렇게 와 닿는 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구호단체의 일을 마치고 다시 50이 넘은 나이로 또 다른 새로운 일을 하고 있는 그녀를 보면 "오늘이 없으면 내일도 없다“ 말에 가장 어울리는 것은 그녀 자신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쩌면 나도 늦지 않았을 것이라는 작은 희망도 가져본다.
솔직히 아무에게도 들어보지 못한 말을 그녀의 글속에서 이렇게 듣게 될 줄은 몰랐다...
그렇기에 나에게 허락된다면 다시 시작이라는 말로 새로운 일을 해보려 한다.
그것이 후회가 되더라도 그것이 어차피 내가 짊어지고 가야할 삶을 무게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