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무라카미류의 자전적 성장 소설이다. 어릴적 학창시절의 추억을 그리며 자신의 주변과

사회적 흐름을 스토리속에 포함하여 읽는이로 하여금 1969년의 어느 한 마을로 인도하고 있다.

 

 " 1969년. 이 해 도쿄 대학은 입시를 중지했다. 비틀스는 화이트 앨범, 옐로 서브마린, 아일

비 로드를 발표했고, 롤링스톤스는 최고의 싱글 홍키 통키우먼을 히트시켰고, 히피라 불리는

머리카락이 긴 사람들이 사랑과 평화를 부르짖고 있었다. 파리에서는 드골이 정권에서 물러

났다. 베트남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이 때부터 여학생들은 생리대를 사용하기 시작

했다. "

 

위와 같이 작가는 우리에게 1969년 일본이 어떤 사회적 배경이었는지를 오프닝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러면서 독자는 서서히 69년의 일본 어느 마을로 인도하고 고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학생들의 반항과 정체성의 혼란을 자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TV에서 보여주는 어른들의 베트남 전쟁 반대 시위와 정부에 시위하는 투쟁을 보면서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자신의 그런 얇은 지식을 들키지 않기 위해 화려한 미사여구로 친구들을 선

동하고 있는 작가 무라카미류를 볼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학생에게 관심을 보이기 위해 시작한 전공투 투쟁이 100일 근신으로 이어지

고, 그런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도 전에 다시금 자신에게 좀더 다른 투쟁을 요구하는 친구들을

위해 고민하는 무라카미류를 볼수 있다.

좋아하는 여자친구와 어렵게 만든 데이트가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정해버린 여학생들의 매스게임

과 남학생들의 종합운동장 대청소로 인해 무효화되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친구들의 엉뚱한

단체행동으로 전면에 나서게 되는등 많은 사건사고의 중심으로 서게 된다.

그러면서 현재로 돌아와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는 작가의 입장에서 글은 끝이난다.

 

"...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에 내게 상처를 준 선생들을 아직도 잊지않고 있다.

소수의 예외적인 선생을 제외하고, 그들은 정말로 소중한 것을 내게서 빼앗아가버렸다.

그들은 인간을 가축으로 개조하는 일을 질리지도 않게 열심히 수행하는 '지겨움'의 상징

이었다. 그런 상황은 지금도 변함이 없고, 오히려 옛날보다 더 심해졌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시대건, 선생이나 형사라는 권력의 앞잡이는 힘이 세다. 그들을 두들겨 패보아야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우리 쪽이다.

 유일한 복수 방법은 그들보다 즐겁게 사는 것이다. 즐겁게 살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

하다. 싸움이다. 나는 그 싸움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지겨운 사람들에게 나의 웃음소리를 들려주기 위한 싸움을, 나는 죽을 때까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무라카미 류 '69' - 지은이의 말 中

 

자신의 과거에 대한 가치관과 의지와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과거를 회상하며 자신의 현재를 고찰하

는 짧지만 강한 메세지가 아닌가 싶다.

그리 긴소설은 아니지만 읽으면서 무라카미 류 라는 작가에 대한 이해와 그의 사상을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