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룻배는 힘을 다해서 마침내는 섬과 기슭 사이에서 멈추었다. 우리는 물이 움직이지 않는 자리에 닻을 내렸다. 풍경과 침묵이 마음을 불안하게 했다. 우리는 어찌나 마음이 흔들려 있었는지 식사를 다 끌낼 때까지 줄곧 단 한 마디도 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나는 잠을 푹 잘 수가 없었다. 밤은 편안하지가 않았고 이떤 나머지는 우리는 어떤 알수 없는 생명이 숨을 죽인 채 떨고 있는 것을 눈치채기라고 한 것 같았다. 어렴풋한 소리들. 먼 곳에서 들려오는 듯한 숨소리. 중얼거리는 소리. 어쩌면 모래밭 위에서 망설이고 있느 ㄴ발소리.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존재의 숨소리,. 고요한 거울 같은 물속에서 일어나나 은밄한 물의 신비스렁누 움직임... 누군가 강기슭 위로 다가왔다. 자정쯤 되었을 때였다. 가쪼도 절벽 쪽에서 그 소리를 분명하게 들었다. 이튿날 우리는 섬에 올라가 보았다. 이끼가 잔뜩 덮인 길이 예배당 쪽으로 나 있었다. 나지막한 문을 통해서 예배당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었다. 겨울 바람과 비에 돌로 쌓은 건물의 정면은 부드러운 모습으로 변했다. 문 위에는 조그만 공간이 패어져 잇고 그 속에 색칠을 한 성모상 하나가 들어앉아 있었다. 칠은 벗겨진 채였다. 옷 부분에 장밋빛이 약간 남아 있을 뿐이었다. 푸른색으로 새겨 넣은 글자들이 보잘것 없는 성모상을 에워싸고 있었다. 그것은 이 예배당의 아름다운 이름을 표시해 놓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