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살...허우대가 제아비를 따라잡을 듯이 크던 용이가 암소두마리를 끌고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꼴베고 여물쑤고 들로 산으로 소를 끌고 나가 풀 뜯어가는 일을 보통 든이가 했는데. 그날은 아침 나절부터 형니이 끌고 나갔다가 아이가 일렀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용이는 기척이 없었는데 무슨 까닭인지 모들은 나흘째 되는 날에야 큰 아들을 수소문했다..... 용이가 소를 끌고 나간 날은 장날이었고. 겨우내 반들반들 윤기나게 먹였던 두마리의 암소는 그날 쇠장에서 제값을 단단히 받고 팔렸다는 것이 밝혀졌다.... 한마리는 새낄르 베고 있던 터라 반마리 값을 더쳐서 받은 뒤에 용이가 사라졌던 것이다..... 열일곱살이 된 송현이 보름뒤에 혼례를 올리기로 되어 있던 신해년 봄이었다.... .마님이 송현을 맞아들이기로 결정했다는 소문이 상동네에 돈것은 지난 초겨울이었다. ..그럴줄알았다.... 설마 그러랴. 반신반의하던 동네 사람들이 입방아를 일시에 숙어들게 할 이야기는 나중에 돌았다.... 송현이 단지를 해 마님을 살렸다는 것이었다.... 일흔이 넘은데다 진작부터 눈이 어두웠던 마님이 낙상해 몸져 누우셨고 의원들이 붙어 살아도 일어나시기를 못했다.... 마음은 커녕 탕약도 넘기지 못할 정도로 숨이 잦아들던 한밤중에 곁을 지키던 성현은 제 손가락을 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