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티와 함께 해변을 뛰어가면서 양카는 가슴 가득 행복을 느꼈다. 힘차게 뛰었지만 양카는 가슴 가득 행복을 느꼈다. 힘차게 뛰었지만 전혀 힘들지 않았다. 발이 허공에 둥등 떠다니는 것 같았다. 강아지들은 끈을 길게 늘어뜨린 채 멀찌감치 앞서 갔고, 양카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강아지들이 정신 없이 날뛰었다. 모처럼 달리니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양카도 기분이 좋앗다. 페티도 양카와 같은 기분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날벼락 같은 거였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느닷없이. 아무런 조짐 없이 불행이 닥쳐올수 잇다는 것에 대해 놀라울 뿐이었다. 사실 어떤 일이 당장 일어난 것은 아니었다. 영화 필름의 일부분이 잘려졌다가 엉뚱한 곳에 다시 붙여진 것 같았다.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무너가 가슴 한 구석에 진한 감정이 남았다. 그것은 커다란 슬픔 같은 거였다. 날씨가 좋지 않았다. 약간 서늘하고, 하늘은 회색빛이 감돌았다. 물 속에 첨벙 뛰어 들어 노는 사람도 없었다. 섬의 한 쪽 구석인 그 곳에는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가파른 해변 끝자락까지 걸어오는 사람이 쉽게 눈에 띄었다. 멀리서 걸어오는 여자는 분명히 스페인 왕비였다. 모피 코트가 큼지막해서 다리는 보이지 않았다.스페인 왕비는 코트가 큼지막해서 다리는 보이지 않았다. 스페인 왕비는 가파른 해변 위를 끈에 매다려 움직이는 꼭두각시처럼 걸었다. 성직자처럼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