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 내용이나 문장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이 책을 받아드리는 내 마음이 어렵다. 제본이 잘 되어있어 글읽는 속도가 빠르다. 그러나 그 내용을 받아드리는, 우다왕을 류롄을 받아드려야 하는데 그들을 이해하려니 페이지 넘기기가 힘들어진다. 표지를 보고 오해를 했다. 빨간문 넘어에 서있는 남자를 사랑해서는 안되다는 여린 여자의 사랑이야기인줄 알았다. 참고 인내하며 울며 다짐하는 그녀만의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남자의 눈동자에서 눈물이 떨어질 것같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취사원겸 공무원으로 그리고 남자로써 당신을 위해 복무 하겠다는 굳은 결심인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여자의 네번째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가 보여주 듯 이루어질 수 없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그녀의 구체적 마음은 알 수 없으나 문을 활짝 열지못하는 그 마음을 헤아려 본다.

 

인간의 본능이었을까. 억압된 것의 반항이었을까. 아니면 진짜 사랑이었을까? 마오쩌둥 시대의 중국 국민적 구호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개인의 행복보다 혁명의 대의와 사회 공익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방안을 안고 고참 공무 분대장 우다왕은 묻지 말아야 할것은 묻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일은 하지 않으며 하지 말아야 할말은 하지 않으며 사단장님의 가정을 위해 복무 일을 하고있다. 식사를 준비하고 장도보고 호미로 채소를 캐고 화초를 가꾸며, 그러나 사단장의 아내 류롄의 열정을 감춘 차가운 시선을 알지 못했다. 사단장이 없는 어느날 류롄의 명령이 떨어진다. "샤오우, 앞으로 이 나무팻말이 원래 있던 자리에서 벗어나 있거든 내가 볼일이 있어 찾는다는 뜻이니 위층으로 올라오도록해."(p.20) 그렇게 인민을 위한 복무가 시작된다. 류롄의 솔직한 감정과 행동에는 용기가 있었다. 자신을 무조건 감추거나 참거나 속이지 않았고 관능적 쾌락에서만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으므로써 우다왕을 사랑했다고 생각하니 안심이 되기도했다.

 

위층으로 올라온 우다왕, 두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전심전력으로 인민을 위해 복무한다. 처음엔 사단장의 아내가 남자가 아니라 사단장하고 결혼한 것의 육체적 욕정을 푸는 것으로 자신을 이용한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밥을 지어주고 빨래를 해주고 비누까지 준비해주니 어찌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내와 아들도 잊은 채 그들이 낭떨어지로 가고 있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사흘 낮 사흘밤이 초조하고 긴장되었다. 화락은 끝이 없었지만 고통은 항상 서둘러 찾아왔다.(p.162) 15년후.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어도 그들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관계에 놓였다는 것이 안타까웠고 그럴수 밖에 없다는 현실이 못마땅하다. 그러나 서로의 사랑이 위대하다고 그시절 목숨보다 더 중요한 마오쩌둥과 관련된 물건들을 파괴한 행위는 우다왕, 류롄, 그리고 나의 기억속에 남아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