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작가를 이제서야 알게 되다니!

뭔가 억울하고 남들보다 뒤쳐져 손해를 본 것만 같은 기분이다.

누구에게선가 괜찮은 책이라는 소개를 듣고, 보지는 못했지만 감동적이라는 영화 '철도원'의 원작자의 작품이라는 얘기도 들어 기대 반,막연함 반에 접하게 된 작품이다.

책이란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여지게 마련이므로, 남의 이야기만으로는 어떨지 몰랐기에..

하지만, 지금은 왜 이제서야 아사다 지로를, 이 작품을 알게 되었는지 하는 아쉬움 뿐이다.

 

책에서는 현실의 고단함과 과거의 아픔 속에서도 사랑과 인간미를 가슴 깊숙히 느끼게 해주는 7편의 단편을 만날 수 있다.

<인섹트>는 도시의 초라한 한 켠에서 현실의 부조리함과 외로움을 온 몸으로 느끼게 되는 한 청년의 이야기이며,

<쓰키시마 모정>은 어린 시절 도시의 유곽으로 팔려온 31살의 기생이 겪게 되는 행복과 불행, 그리고 인간적인 사랑 이야기이다.

<슈산보이>는 전쟁 통에 부모를 잃은 고아가 된 주인공을 세상에 도움이 되도록 성공시킨 구두닦이 노인의 부성애와도 같은 뜨거운 애정을,

<눈보라 속 장어구이>는 찬합에 담긴 따뜻한 장어덮밥으로 떠오르는 전쟁의 기억과 죽은 자들의 영혼을 짊어진 채 살아남아야 했던 한 군인의 아픔을 이야기하며,

<제물> <망향> <해후>에서는 각각 아픈 과거와 잊을 수 없는 모정, 세상에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고자 한 할머니의 인간미 넘쳤던 삶, 시각장애로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평생의 연인과의 사랑의 추억과 애틋한 재회 이야기를 들려준다.

7편 모두 감동적이고 가슴 한 켠에 깊이 남을만한 이야기들이지만, 특히 <슈산보이>의 마지막은 아마 누구라도 눈물을 흘릴만큼 가슴 아프면서도 아름다운 장면이라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혹시라도 요즘의 많은 일본 소설들을 얕고 가볍다고 느낀 사람들이라면 정말이지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