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3쪽에 이르는 짧지만 짜릿한 글,

곧 수전 손택(Susan Sontag) 숨결.

11쪽 -

Another response to the debacle was a new kind of philosophizing :

personal (even autobiographical) , aphoristic, lyrical, anti-systematic.

Its foremost examplars : Kierkeggard, Nietzsche, and Wittgenstein.

Cioran is the most distinguished figure in this tradition writing today.

15쪽 -

"One of the most delicate minds of real power writing today.

 Nuance, irony, and refinement are the essence of [Cioran’s] thinking."

수전의 찰랑거리는 글은 1968년에 쓴 것.

이 책은 1986년에 다시 찍어 내놓은 것.

 

2. 

겉표지에 은근슬쩍 엿보이는 그림,

렘브란트를 쌩 앞지르는 거장의 혼.

책 앞뒤에 펜을 잡고 글을 쓰는 손,

쭈그러진 두 손은 마태오의 것이다.

저 옛날 위대한 카라바조가 그린 것!

   Caravaggio, Michelangelo Merisi da (1573-1610)

         <San Matteo e l’angelo>

     oil on canvas, 295 x 195cm, 1602

    Church of San Luigi dei Francesi, Rome

잠깐, 카라바조는 <마태오와 천사>(또는 <마태오의 영감>)을 하나 더 그렸다.

이 그림은 지금 더렵혀진 채 베를린에 있는 카이저 프리드리히 미술관에 있다

 : oil on canvas, 223 x 183cm, 1602.

물론 책에 나타난 두 손은 로마에 있는 그림에서...살짝...쏙?!

난 이 그림에서 마태오의 앙상한 왼발에 종종 눈길이 머문다.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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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여러 매력이 잔뜩 도사린 책,

가볍지만 질긴 종이에 박힌 흥. 

난 늘 시오랑의 책을 너무 빨리 읽어 내려갔다.

이번엔 정녕 느린, 아주 느린 책읽기에 힘쓰리라. 

 

4.

프랑스어 원서([Tentation d’exister], 1956)에서 잉글리시로 옮긴 것이다.

옮긴이, 리처드 하워드의 솜씨를 이 사람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리라.

곧 또 다른 시오랑의 전문 번역가, 일린카(Ilinca Zarifopol-Johnston)와 말이다. 

5.

시카고대학교 출판부에서 나온 이 책, 종이가 꽤 형편없다.

마치 싼 책값으로 이름난 ‘펭귄 북스(Penguin Books)’에서 나온 것인 양.

솔직히 말하자면, 그냥 억지로 눈엣가시를 끄집어낸 것이다.
이런 뜨거운 책을 껴안는 데 냉골에 누운 마음이면 어찌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