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 

S c h l e c h t e     S c h r i f t s t e l l e r     n o t w e n d i g. -

Es wird immer schlechte Schriftsteller geben müssen, denn sie

entsprechen dem Geschmack der unentwickelten, unreifen Al-

tersklassen ; diese haben so gut ihr Bedürfnis wie die reifen.

Wäre das menschliche Leben länger, so würde die Zahl der reif

gewordenen Individuen überwiegend oder mindestens gleich

gross mit der der unreifen ausfallen ; so aber sterben bei Weitem

die meisten zu jung, das heisst es gibt immer viel mehr unent-

wickelte Intellekte mit schlechtem Geschmack. Diese begehren

überdies mit der grösseren Heftigkeit der Jugend, nach Befrie-

digung ihre Bedürfnisses, und   sie    e r z w i n g e n    sich

schlechte Autoren.

 -   F. Nietzsche :

     [KSA 2 : Menschliches, Allzumenschlies I und II] , S.168

변변치 못한 작가가 없어선 아니 된다. -

변변치 못한 작가는 언제나 있어야 할 이들인데,

왜냐하면 그들은 어설프고, 설익은 비슷한 또래의 취향에 들어맞기 때문이다 ;

이들은 원숙한 이들처럼 자신만의 욕구를 갖고 있다.

만약 사람의 목숨이 더 길면, 원숙한 이의 수가 압도적이거나

적어도 미숙한 이의 수효와 엇비슷할 것이다 ;

하지만 거의 모든 이들은 훨씬 젊어서 죽는데,

다시 말해 막된 취향을 가진 미숙한 이들이 점점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들은 자신들의 욕구를 더 커다란 젊음의 격정으로 채우고,

더욱이 저들은 자기 자신을 변변치 못한 창작자라고 바득바득 우긴다. 

 

     

                                                    * * *

길 잃은 양!?

양치는 아이가 회초리를 들고 나설 때다. 
하지만 보살필 만한 가치가 없는 양인지라 아이는 망설인다.
회초리를 들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박장대소하던 니체가 아이를 껴안으며 한 마디 건넨다 :
"얘야, 변변치 못한 작가도 없어선 아니 된단다"

면류관(베스트셀러)을 쓴 작가의 펜이 마이다스의 손길 
또는 민중을 구원할 모세의 지팡이로 둔갑할지언정
앉은뱅이를 걷게 만들고, 장님의 눈을 뜨게 하진 못한다.   

[저스트 라이크 헤븐]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천국이 아니라 지옥 그 자체다.

마르크 레비, 건축가인 작가가 어떻게 저토록 뼈대 없는 글을 썼을까?

상상은 환상을 부르고, 환상은 망상을 낳고, 망상은 현실을 누른다.

이 소설은 잔재미를 좇다가 짜임새가 영 일그러진 이야기에 그치고 말았다.

한 마디로 시간 죽이기에 딱 알맞은 이야기일 따름이다.
이 소설의 영문판 선전 문구가 확 눈에 들어온다 :
’낭만에 젖은 여름날 가장 좋은 읽을거리(<Glamour>)’라고 떠들어대는데,
하필이면 봄날에 이미 읽고 말았으니, 어머나, 이를 어쩌나!
하하, 어쩌면 잘된 일이다.
여름에 다시 이 소설을 들고 멍청하게 시간 보낼 일이 없을 테니까.

영혼과 사랑하기!

이 순진한 낭만은 영원한 예술의 단골손님이다.

시간을 아껴서 소설 대신 차라리 영화를 보는 게 낫지 않을까? 

* 영화사에 남을 만한 걸작들

- Marcel Camus : <Black Orpheus>, 1959

- Wim Wenders : <Der Himmel über Berlin> , 1987

- Pedro Almodovar <Hable con Ella> , 2002 

* 다음 두 편은 덤으로 구경하기 

- Jerry Zucker : <Ghost> , 1990

- Brad Silberling : <City of Angels> , 1998 


작가는 처음부터 갈 곳을 모른 채 길을 떠나는 듯하다.
로렌과 아더의 사랑 이야기로 가는 길에만 머묾이 심심했었나 보다.
종종 샛길(아더의 엄마 릴리, 경찰)로 빠진다.
때론 이야기에 뿌린 양념이 거추장스러운 걸림돌로 바뀌기도 하는데,
작가는 거름종이로 걸러 내지 않은 걸림돌을 마냥 내버려 둔다.   
시치미 뚝 떼고 잘못된 정보(길거리, 교통 수단)를 던져 놓고서.

그렇다고 작가가 아름답고도 진지한 주제, 
곧 사랑과 영혼의 변주곡(variation)을 멋지게 연주하는 것도 아니다.
유치한 발상만 톡톡 튈 뿐이고,
여러 생각을 기지 넘치게 묶는 끈을 잃어버린 꼴이다.  
그러는 바람에 책읽기는 케케묵은 주말연속극 보는 듯 거북하기만 하다. 
얼빠진 인물 그리기는 지루함을 더하고,
뻣뻣한 문체는 삼복더위를 방불케 하는 짜증을 부리며,
흔한 사탕발림은 어리석은 광대를 더 어리석게 만든다.

잘 팔리는 책들의 참된 모습은?
굳이 니체의 저 경구를 또다시 떠올리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보인다.
화장 탓에 더덕더덕  책 속에 나 있는 볼썽사나운 흔적 말이다.

소설 가지고 너무 무게 잡는다고 야단치지 마시길.
영혼을 가볍게 건드리며 농담 던진 이는 작가 자신이다.
전혀 우리네 가슴을 파고들지 못하고(울음아, 안녕),
배꼽을 쥐게 하지도 못한(웃음아, 안녕) 이야기가 천국일까?
억지웃음을 짓고 대중 매체의 길을 따라가는 건 지옥이다.

세상은 넓지 않다.
도리어 오므라진 세상, 할 일도 그다지 많지 않은 세계화 시대,
이 사나운 물살을 헤치며 살아남기 위해 어릿광대짓은 이제 그만!

그대여, 취향대로 사시나요?
그렇다면 천국은 벌썩 그대 마음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