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Charles Robert Darwin, 1809~1882) :

그는 위대한 천문학자 존 허셸(John Herschel, 1792~1871) &

미적분을 창안한 아이작 뉴턴(Isaac Newton, 1643~1727)과 더불어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잠들어 있지만, ‘다윈 탄생 200주년’을 맞이한 이즈음,

봇물 터지듯 흘러나오는 진화론 덕분에 다시 깨어나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세상을 뒤흔든 세계 인물 시리즈’로 선보인 

[만화 다윈 이야기 : 집념과 끈기로 꿈을 이룬 아이]도 이런 흐름 속에서 나왔다.

눈높이를 낮춰서 만화에 쉽게 다가서는 아이들을 주요 대상으로 삼은 게 남다르다.

그렇다고 어른들이 이 책을 읽지 못할 까닭은 없다.

부록을 합쳐서 모두 8장으로 구성된 책의 짜임새가 그런대로 알차다.

곳곳에 정보 창고를 만들어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게 흥미롭다.

만화의 장점을 살려서 누구나 막힘없이 글을 읽어 내려가게끔 한다.

우선 다윈에 대한 선입견을 없앤 뒤 본격적으로 [종의 기원]으로

안내하고자 함이 이 책의 의도였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올해는 [종의 기원]의 ‘출간 150주년’이기도 하다.

원래 [종의 기원]의 온전한 제목은 다음과 같다 :

[On the Origin of Species by Means of Natural Selection, 
or the Preservation of Favoured Races in the Struggle for Life].

그러다가 [종의 기원]을  6판 찍을 때 
지금의 제목- [The Origin of Species]-으로 자리 잡았다.

바로 1872년의 일이다.

세상을 뒤흔든 인물에 다윈을 선정한 만큼 그야말로 다윈의 진화론은

경천동지(驚天動地)의 커다란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마치 지동설(地動說)을 외친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 1642)의 입김처럼.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새로운 사상을 내놓는 혁명가는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이다.

그와 같은 단말마의 고통을 겪지 않고 어떻게 세상을 바꾸어 놓겠는가.

물론 창조론과 진화론의 맞대결이 쉽사리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저 팽팽한 줄다리기,

다시 말해서  ‘과학이냐 믿음이냐’의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그것은 더 나은 삶의 문제를 바라보는 자세가 아니겠는가.

자연 법칙을 통한 학문 이론이 종교의 영역을 넘봐서도 아니 되지만,

종교의 잣대를 가지고 자연의 틀을 깨고 짜깁기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진화론 이후에 나타난 우생학(eugenics)과 생물 통계학(biometrics)이

불러온 문제점과 한계점이 분명히 있는 게 사실이다.

오늘날엔 사회 진화론을 얘기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는데,

이렇듯 진화론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면서 끝없이 자라나고 있는 셈이다.

만화로 본 다윈에서 멈추지 말고  논쟁의 터전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야 하겠다.

시대를 앞서간 선각자, 다윈이 바라보는 세상은 그저 화려한 비단길이 아니다.

그것은 치열한 삶의 마당이다.

숭고한 진화는 세상을 바꾼다.

뒤바뀐 세상에서 살아남은 자는 그래서 아름답다.  

집념과 끈기로 똘똘 뭉친 아이,

다윈은 지금도 자연에서 마음껏 뛰놀고 있으리라.

관찰한 자연의 이치를 노트에 빼곡히 적어 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