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귀족 / 육체의 민주화 선언] 항상 '야(野)한 상태'로 있으려는 마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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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의 민주화 선언> 제목만 봐도 육아로 묶인 내 몸이 잠시 해방이 되는 느낌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요즘 육아서는 꾸준히 읽고 있는 편인데 이제 좀 다양한 책을 읽고 싶어서 마광수님의 신간 <육체의 민주화 선언>을 읽었답니다.

 

 

 

 

 

 

 

< 정신에 얽매인 육체의 독립을 이루자! >

 

표지를 보니 제가 결혼하기 전 친정부모님과 살면서 독립을 꿈꾸던 때가 생각납니다.

 

결혼은 안했지만 이제 독립을 하겠다는 저를 끝까지 말리셨던 친정엄마, 아빠.. 그리고 답답해했던 나의 모습..

 

 

물론 저자가 말하는 독립과 제가 원했던 작은 독립은 의미가 다른 독립이었으나..

 

답답함에서의 해방을 원하는 본능이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통하는 부분은 있다고 느껴지네요.. ㅋ

 

 

 

 

육체와 정신.. 불가분의 두 개체를 두고, 정신에 얽힌 육체의 독립을 이루자니.. 이게 무슨 말이냐고 의아해 하는 사람도 많겠죠.

 

게다가 우리가 보통 육체와 정신 둘 중에 어떤 것이 상위인가, 고상한가에 대해서는 정신을 꼽는 문화에 살고 있기에 더욱 그렇구요.

 

인간이면, 그것도 사회적 교육을 받은 인간이면, 자신의 육체쯤이야 정신으로 자제하고 살 수 있어야 하지 않겠냐.. 그런 분위기죠.

 

마치 결혼 전 독립은 절대 안된다고, 왜 집을 나가겠다고 하냐며 저를 이해하지 못했던 우리 부모님의 모습과 우리 사회는 닮아있을 것입니다.

 

 

 

 

 

마광수, 워낙 유명해서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겠지요?

 

워낙 괴짜이고 사회적으로 논란이 될만큼 충분히 특이한 분이죠.. 솔직히 좋아하지도 않지만, 싫어하지도 않습니다.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고,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 제도들이 과연 답인지에 대해 고민하는데 일조하는 분이라는 점에서 인정해요.

 

 

 

 

서문: 육체주의 선언

 

16가지 육체주의 선언으로 시작한답니다. 16가지 중 몇개만 소개해 볼께요.

 

 

육체가 정신을 지배한다, 정신이 있다면 그것은 육쳊거 신진대사의 결과물일 뿐이다.

 

인생의 행복은 오로지 성적 만족에 의해 결정된다.

 

현재의 가족제도는 인간에게 성적 굶주림을 가속화시키고 잇다.

 

극단적 쾌락주의를 악덕으로 공격해서는 안된다.

 

현대의 모든 병리현상의 근원적 원인은 모두 다 성욕의 불충족에 있다.

 

출세하려면 성욕을 충족시켜라. 

 

야한 것은 어린아이처럼 솔직한 것이다. 

 

 

야한 것은 어린아이처럼 솔직한 것이고, '야하다'는 것은 '동물적 본능에 정직하다'로 정의되고 있답니다.

 

더 나아가서 진정한 행복은 '야한 섹스'로부터 오며, 육체적 쾌락만이 선(善)이라고 하네요.

 

 

 

 

 

 

또한 도덕을 지나치게 내세우는 권력은 다 망했다고 주장해요.

 

소련은 개인적 쾌락을 적으로 몰아붙였기에 망했고, 미국은 이중적 청교도 윤리 때문에 망할 것이라고 하네요.

 

히틀러도 섹스를 오로지 출산의 수단으로만 간주해서 망한 것이고요.. 이 말을 히틀러, 미국이 보면 뭐라고 할까요... ㅋㅋ

 

 

 

 

 

 

야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작가는 1장에서 '야한 정신'에 대해 이야기해요. 관념우월주위의 허구, 육체와 가치관, 성의 이중성과 권위주의 등..

 

작가는 어린 아이들이 갖고 있는 원시적 순수성(도덕과 전혀 상관이 없는)을 보존시키자고 말한답니다.

 

아이를 낳아서 키워보니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17개월) 정말 도덕과 전혀 무관한, 본능에만 충실한 딸이 앞에 있습니다.

 

배고프면 먹어야 하고, 졸리면 자야 하고, 엄마가 그리우면 엄마가 바로 옆에 있어야 하는 아이죠..

 

이런 아이에게 배고파도 아빠가 집에 오실 때까지 식사하지 말고 참아야 한다면 말이 될까요? 배고프면 먹어야죠.

 

하지만 우리가 자라면서 배고파도 참아야 하는 법을 배웁니다.

 

수업시간에 배가 고파도 선생님 몰래 무엇인가 먹으면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요즘은 점심이 급식으로 대체되었지만 엄마가 도시락 싸주던 시절, 점심시간 되기 전에 도시락을 까먹는 맛이 최고였죠!

 

크면서 육체(본능)보다 정신(규칙)이 더 중요시되고, 정신이 육체를 콘트롤하는 법을 배우고, 가끔 그것을 어기며 쾌감을 느끼고...

 

그랬던 것 같네요. 제가 커왔던 과정을 되돌아보면....

 

 

 

작가의 수필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에서 '야한 사람'을 대표하는 인물로, 장자, 디오게네스, 김시습, 세례요한의 인물을 꼽았었죠.

 

이들은 '사회적 동물'로서의 인간이기를 거부하고 아웃사이더로 살아간 사람들이에요. 타협과 아부를 허락하지 않은 사람들..

 

정치적 야심이나 출세에 대한 애착 없이 스스로 본성적 기질에 충실하며 자연아로서의 야성을 표출시키며 살아가려는 정신이죠.

 

물론 그런 자세가 현대 사회에서 먹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지만.. 야한 정신으로 살아가는 모습들 한편으로는 부럽습니다.

 

 

사실 서평을 쓰다보면 본문에 나왔던 단어나 문구들을 가져와 이에 대한 제 생각을 덧붙이곤 하는데..

 

저는 아직도 보수적이고 부끄러워서 그런지, 육체의 민주화 선언에 나왔던 많은 부분을 여기에 담지는 못하겠네요^^;

 

그런데 3장 중 '아이는 무섭다'라는 부분은 아이 엄마로서도 참 공감하며 읽었기에 소개해 봅니다.

 

요즘 엄마들은 모유보다는 우유를 먹이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영양 성분을 떠나서 큰 차이가 있다고 하네요.

 

어린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항상 무언가 입 속에 넣고 빨기를 즐겨하는데,

 

구강기의 어린 아이들이 욕구 불만을 갖게 되면 어른이 되어서도 종종 정서불안 및 이상성격자가 될 가능성이 있대요.

 

또, 어린 아이들은 자연 그대로이므로 자유롭게 뛰놀게 하고, 더럽게 놀아도 엄하게 야단치면 안된다고 하네요.

 

자연인으로 키운다는 것은 아이에게 욕구불만의 요소를 최대한 줄여주라는 것이기에..

 

장난감을 부수고 그림책을 찢어도 그냥 내버려 두라고 해요..

 

전 책 찢는 거 못하게 하는데.. 그냥 찢으라고 해야 하나요.. ^^;

 

그렇다고 버릇없는 것을 방관하자는 말은 아니라고 하면서 엄마, 아빠가 예의바른 행동을 보여주어야 한대요.

 

 

 

 

이제 다시 야한(?) 이야기로 돌아옵니다. 여러 방면의 육체의 민주화를 이야기합니다.

 

섹스의 육체적 민주화, 예술의 육체적 민주화, 개인의 육체적 민주화, 성의식의 육체적 민주화, 대한민국의 육체적 민주화..

 

특히 저는 대한민국의 육체적 민주화에서 '한국 청소년들의 성문제'를 눈여겨 읽어 보았어요.

 

작가는 조선조 시절  이도령과 춘향이가 만 15세 나이에 연애를 하고 성인 대접을 받았는데,

 

요즘 성장이 더 빠른 청소년들을 봉건적 성신주의 문화로 묶고 억압하기에 더 반발하고 힘들어한다고 말합니다.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다고 여겨지는데, 문제는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 청소년들을 성의 억압에서 풀어줄 수 있느냐이지요..

 

제가 적지 않은 중고등학생을 가르쳐본 경험으로 볼 때, 우리나라 수많은 청소년들이 성욕과 본능을 참고 살아갈 수 있는 이유가..

 

바로 학교 공부라고 생각한답니다. 시험, 그리고 성적, 스팩 쌓기 등에 집중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생각할 여유가 없죠.

 

그런데 문제는 공부나 학교생활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

 

아이들이 자신감도 잃고 자신을 표현할 방법을 찾지 못해서 학교 밖, 가정의 밖으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그럴 때, 우리 사회는 아이들과 어른 사이의 청소년을 위한 공간은 마련되어 있지 않죠.. 갑자기 이야기가 이렇게 흐르네요..

 

암튼.. 육체의 민주화에서 청소년들 문제, 특히 미성년자 연령에 대한 문제는 개인적으로 더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육체의 민주화 선언문

 

마광수의 제안, 12가지 육체의 민주화 선언으로 책은 끝이 난답니다.

 

다소 파격적인 제안들이 등장합니다.

 

실제적으로 무의미해진 결혼 제도를 철폐시키자거나, 미성년자의 나이를 만 15세 미만으로 하자는 것..

 

이런 생각들은 많은 저항을 받겠지요. 저도 찬성 못합니다. 하지만 왜 저런 주장을 하는지 생각해 보고 싶더라구요..

 

 

 

마광수의 작가 약력이 말 그림과 함께 소개되기도 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가끔은 불편하기도 했고, 가끔은 후련하기도 했습니다.

 

까놓고 말하기 꺼리는 것들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작가 덕분에 즐거운 책읽기 시간이었음을 고백합니다.

 

다만, 정신이 육체보다 우위도 아니고, 육체가 정신보다 우위도 아니고, 저는 둘 다 중요하다고 결론내리고 싶네요.

 

육체나 정신이나 자유로우면 좋겠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극단적인 자유로만은 돌아갈 수 없기에..

 

또한 여기서 육체의 민주화라는 말에서 '민주화'는 무조건적인 자유를 의미하지는 않겠지요???

 

정신과 육체가 온전히 자유롭기.. 그것은 정말 저도 이루고 싶은 목표입니다!!!

 

좀 더 제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는데, 그래도 책을 한번 훑어보고 정제되지 않은 제 생각을 자유롭게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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