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에 성공하는 자신만의 노하우 만들기

해가 갈수록 취업문은 더욱 좁아지고 있고, 갈 곳을 찾지 못한 구직자들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올 하반기 채용시장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냉랭하다. 갈 곳은 적고 가길 원하는 이들은 많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지 못하는 자들의 설움은 하늘을 찌르는 가운데 오늘도 어김없이 백수의 시간은 하릴없이 흘러만 간다. 치열한 경쟁률에 겁먹고, 고스펙들의 자랑질에 기죽고, 평범하기 그지없는 A양, B군들은 처량한 자신을 애써 위로하며 오늘도 어김없이 취업 사이트를 뒤적인다. 매일같이 들르는 친근한 곳이지만 더 이상 여기를 기웃거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그리고 자신도 누군가처럼 기쁜 마음으로 ’취업 성공 후기’를 올리길 꿈꾸며 어제 못 다한 자소서를 마저 고쳐 쓴다.

취업은 힘들고 어렵다. 수없이 많은 지원서와 자소서를 써보아도 서류 심사에 통과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인, 적성 검사에서 연신 물을 먹은 어느 취업 준비생의 하소연처럼 ’딱 한 번만이라도 면접을 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이들까지 있을 정도다. 과연 무엇이 이들을 실패의 길로 내동댕이치는 것인가. 단순히 그들의 능력이 부족한 탓인가? 아니면 능력 외에 갖추어야 할 무언가가 모자라서인가? <이력서 자기소개서 상식사전>은 바로 그 두 번째 질문에 해답을 제시한 책이다. 스펙이나 자격증, 학점을 다 갖추고도 혹은 그것과는 상관없이 창의력과 호소력 없는 자소서로 인해 연신 패배의 쓴잔을 마셨던 이들에게 맞춤형 조언을 해주는 책이다.

합격으로 가는 첫 단추는 ’너 자신을 알라’라는 것이다. 취업과 관련된 모든 서적에 항상 똑같이 나오는 이야기다. 취업의 시작이고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상당수 취업 준비생들은 여기서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일, 한비야 씨의 말대로 자신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일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낑낑대며 취업문을 두드리진 않을 것이다. 배운 도적질 같이 그저 전공 따라 직종을 정한 뒤 대기업, 공사, 공무원 등에서 직업을 찾는 게 현실이다. 대학교 졸업장을 따놓은 상황에서 전공을 쫓지 않고 다른 일을 생각하기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게다가 자신이 확실히 좋아하는 걸 알지 못하는 이상 좋든 실든 전공 위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최근에 읽었던 <고백>이란 소설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흔히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없다고 변명하면서 나잇살이나 먹어서 집에서 빈둥거리는 사람이 있는데, 하고 싶은 일을 금방 찾아 그 일에 종사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소수입니다. 그럼 눈앞에 있는 일을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요?" 미취업자의 불안은 바로 여기에 있다. 나이를 먹는 다는 사실과 빈둥거리는 자신에 대한 죄책감 말이다. 그래서 원하는 일보다 할 수 있는 일을 찾기가 쉽다. 따라서 ’나 자신을 아는 일’은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일로 수정되기 쉽고, 또 그런 쪽으로 자신을 몰아가게 된다. 공무원 지원자의 태반이 순수한 봉사정신이 아닌 직업적 안정성 때문에 취업을 원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합격을 향한 첫 단추를 꿰는 일부터 순탄치 않다. 그만큼 자기 스스로를 아는 것은 어렵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뛰어드는 일 또한 생각보다 힘든 것이다. 그러니 진지한 고민과 신중한 판단을 통해 ’어떤 사람이 되길 원하는 가’에 대해 확실한 선택을 내려야 할 것 같다. 비록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장점을 살리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면 차선의 행복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자신을 아는 작업을 끝냈으면 이제 원하는 회사에 대해 분석할 차례다. 모집 요강이 떴을 때 허둥지둥 공부하는 것은 취업자의 자세가 아니라고 책은 말한다. 일단 일찌감치 지원할 회사를 정한 뒤 스토커처럼 그 회사의 모든 것을 낱낱이 조사하라고 충고한다. 지원하는 회사에 대해 알면 알수록 취업은 가까워지는 것이다.

이제는 본격적인 자소서 꾸미기다. 사연만 구구절절 나열돼 있는 것, 오로지 지원자 자신의 입장에서만 쓴 것은 타이핑 연습만 한 것에 불과하다. 모든 것은 철저하게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쓰여야 하는 것이다. 우선 저자는 자소서 항목으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성장과정의 경우 ’내가 어떻게 비춰질지를 고민하라’고 귀띔한다. 평범한 문구는 쓰지 말고, 부정적인 표현도 자제해야 한다. 또한 성격의 비뚤어짐 없이 자라온 보통의 지원자로 보이되 차별화된 점 없이 다른 지원자와 유사한 사람이라고 인식돼서는 안 된다.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건 지원해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하는 사실이지만 어쨌든 구직자라면 반드시 엄수해야 할 사항이다. 이에 더해 구체적인 일화 등을 넣어 연상을 하게끔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한편 면접에 임해서는 이미 제출한 자소서가 구직자의 무기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자소서의 내용이 면접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소서 하나도 허투루 쓸 수 없다. 그 내용을 모두 숙지해야 하는 건 물론이고, 연관되는 질문들도 생각해야 한다. 질문은 서른 가지 이상 만들어보는 게 좋다고 한다. 예상 질문과 답변 리스트를 줄줄 꿰다보면 면접에서 생각지 못한 수확도 올릴 수 있다. 그리고 면접은 ’이 정도면 되겠지’가 아니라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하는 정도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 없는 면접은 소홀한 준비에 따른 것이라고 저자는 분명히 밝혀둔다. 특히 소극적인 성격의 사람이라면 더 많은 노력과 세뇌 작업으로 자신감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취업은 한 사람이 비로소 인정받고 사회에 진출하는 진통의 과정이다. 잠도 줄이고 하고 싶은 일도 미루면서 이뤄낸 인내의 선물인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같은 기쁨을 맛보지 못한 채 취업준비생의 신분으로 살고 있다. 노력한 자만이 그것을 얻을 수 있다는 건 자명한 진리지만 그 노력의 기대치가 점점 올라가 많은 이들이 버거워 하고 있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는 일,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그 평범한 직장인의 하루를 부러워하며 오늘도 취업 공부에 매진한다. <이력서 자기소개서 상식사전>은 취업에 임하는 자세를 가다듬고, 평범한 자소서를 대폭 변화시켜줄 많은 조언들이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취업 관련 부록도 두둑해 요긴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공부하는 틈틈이 이 책을 보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찾아 메운다면 조금은 빨리 험난한 취업 전선에서 승리의 깃발을 꽂을 수 있을 것이다.

자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