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사람들은 무얼 어떻게 먹고 살았을까?

옛날은 요즘처럼 사진으로 남길수도 없었고 기록하는데는 많은 제한이 있었으니

그나마 문헌속에도 음식에 관련된 것은 많이 전해지지는 않아요.

그렇기에 더더욱 궁금증이 더해만 가는데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유명한 쉐프가 되고 싶다던 큰아이는

이번 방학을 지나면서 요리잘하는 판사가 되고 싶다네요.

 

 

쉐프가 되었건 요리잘하는 판사가 되었건

음식을 잘 먹는건 물론이고 음식만들기에도 관심이 많은 아이는

가끔씩 조선시대 음식이나 고려시대 음식에 대해서도 질문을 해서

엄마를 곤혹스럽게 할때도 있었는데요.

 

 

책을 통해 옛 조상들의 먹거리에 대해

 잠시나마 알아볼수 있었던 '이순신 장군과 고기국수'입니다.

 

 

 

 

 

 

 

이 책에서는 이순신장군을 비롯해 백제무왕, 신사임당, 허균,

홍길동형제, 안동장씨, 이덕무, 김정희, 명성황후등

시대를 대표하는 역사적 인물들이 즐겨먹었을만한 음식을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표현해 놓았어요.

 

 

 

역사적으로 사실에 입각해 역사적인물들이 좋아하던 음식을 알수 있었다면

더할나위없이 좋았겠지만, 음식에 관련한 내용이 문헌에 많이 남아있지 않아서

시대적배경이나 인물의 생활배경과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좋아했을법하고, 즐겨먹었을법한 음식을 제시해놓았답니다.

 

 

 

음식을 만드는건 여자들이 담당했고,

옛날에는 여자들이 글을 배우고 쓰는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가졌던지라

어쩌면 이러한 결과는 당연한지도 몰라요.

 

 

 

 

 

 

먼저 만나본 역사적 인물은 백제무왕입니다.

왕이 되기 전에는 서동으로 불리웠던 인물이지요.

신라의 선화공주를 아내로 얻기 위해

서동이 지어부른 서동요는 이미 다른 책을 통해서도 많이 접하고 있는데요.

이 내용은 삼국유사에도 실려있는데,

이것이 실화인지는 정확하지 않다고 해요.

왜냐하면 선화공주는 진평왕의 셋째 공주로 삼국유사에 쓰여있는데

사실 진평왕에게는 딸이 둘만 있었기 때문이에요.

 

 

 

역사적 사실이었건 어쨌건..

마를 캐던 서동은 서동요로 인해 선화공주를 아내로 맞아

후에 백제무왕이 된 인물이라고 알려져있는데요.

 

 

 

 

 

서동이 마를 캤던 사람이었고,

가끔씩 추억의 마요리를 즐겼을것이라는 작가의 상상아래

백제무왕이 즐겼던 음식으로 서여병을 떠올렸어요.

 

 

서여병은 마로 만든 떡이라는 뜻으로

기름이 귀하던 시절에 매우 공들인 요리였다고 하네요.

 

 

 

 

율곡이이의 어머니로 잘 알려진 예술가 신사임당.,

우리는 흔히 신사임당은 현모양처의 대명사로 말하곤 하는데요.

 

 

신사임당은 자녀교육을 잘 시킨 현모로 아주 잘 알려져있어요.

 

 

 

 

 

 

 

예나 지금이나 아이를 가진 사실을 안 순간부터

먹는것하나 태도, 마음가짐등 태교를 잘 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데요.

작가는 신사임당의 태교음식으로 죽순해삼을 떠올리고 있어요.

 

 

진짜로 신사임당이 임신을 했을때 죽순해삼을 먹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죽순은 부드러우면서도 아삭한 식감에 맑은 대나무의 정기를 담았을것이고,

해삼은 부드럽고도 탄력있는 감촉으로 혀를 즐겁게 해주었을것이라고 해요.

 

 

신사임당이 어떤 음식을 먹으며 태교를 했는지가 문헌으로 남겨져 있다면

너도 나도 신사임당을 따라 태교음식을 먹느라 바쁠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ㅎㅎ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또 한명의 역사적 인물은 바로 이순신 장군이에요.

이순신 장군은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이 임진왜란이라는 큰 고난에 맞서 나라를 지킨 장군이지요.

다행스럽게도 이순신장군이 어떤 음식을 드셨는지는 이순신장군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그리 어렵지 않게 알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순신장군은 전투중에는 주먹밥, 굴밥, 미역밥, 통영 비빔밥, 산나물밥등을 즐겨드셨다고 하며,

훈련중에는 와각탕(조개탕), 청어구이, 과동과(오이를 발효시켜 삶은 것), 해탕(게살탕),

전작(참새고기볶음) 등을 드셨고, 장국, 장김치, 멸치젓등이 평소에 좋아했던 음식이라고 해요.

 

 

그중에서도 장국은 이순신 장군의 종가를 통해 대대로 전해내려오는 유서깊은 음식이라고 하네요.

 

 

 

 

 

 

다른 역사적 인물에 비해 그래도 즐겨드시던 음식이 제법 많이 알려져있는 이순신 장군.

하지만 명량 대첩을 치루기 전날밤 먹었던 음식에 관해서는 어떤 기록에서도 찾아볼수가 없다고 해요.

그래서 이 시점에서 또 한번 작가의 상상력이 발휘됩니다.

과연, 명량대첩을 치루기 하루 전날 밤 무엇을 드셨을까요..

 

 

 

 

 

작가는 그 음식으로 고기국수를 상상해내었는데요.

고기국수는 우리가 아는 흔한 국수가 아니라,

가늘게 썬 삶은 고기를 밀가루에 묻혀 장국에 넣고 펄펄 끓여내는 음식이라고 해요.

고기국수를 만드는법이나 관련내용은 16세기에 나온 요리책에 실려있어서

비교적 비슷하게 만들기도 어렵지 않아보입니다.

 

 

 

이순신장군은 거북선을 끌고 왜군과 나라의 운명을 건 전쟁을 치르러 가야합니다.

왜군이 끌고오는 전선은 무려 백삼십삼척, 거의 희망이 없는 전쟁이나 마찬가지였는데요.

 

 

 

힘을 내기 위해 고기를 어쩔수 없이 먹어야만 하는 전쟁터의 장수.

그러나 큰 해전을 앞두고 무겁게 긴장된 마음을 풀어주고

덩어리진 고기반찬모다 먹기가 수월하며

너무 부드럽지 않고 잘 씹어야 삼킬수있는 고기국수는

 이순신장군의 턱과 뇌를 적당히 자극시켜 주었을 것이고

큰 해전을 앞둔 사령관에게는 온몸의 긴장을 점검하고 호흡을 고르기에 맞춤한 음식이었을것으로..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생각되어진 음식이에요.

 

 

 

 

 

그리고 이 책에서 관심이 갔던 내용이 있는데,

바로 우리나라 요리책에 관한 내용인데요.

 

 

수운잡방은 1500년대초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요리책으로 고기국수의 조리법이 수록되어 있고

조선전기및 안동 사림 계층의 문화사적 기록이 담겨있어 더 의미가 있다고 하네요.

 

 

수운잡방이 한문으로된 남성이 쓴 요리책이었다면

음식디미방은 1670년경 완성된 요리책으로

여성이 한글로 쓴 책이어서 여러가지 의미에서 중요한 사료로 손꼽히고 있어요.

 

 

 

 

이 책은 이리 눈 어두운데 간신히 썼으니 이 뜻 잘 알아 이대로 시행하고

딸자식들은 각각 벗셔(베껴) 가오되 이 책 가져갈 생각을 말며

부디 상치말게(상하지 않게) 간수하여 수이(쉽게) 떨어 버리지 말라.

 

 

이 책의 마지막에 쓰여진 장계향의 글인데요.

일흔을 넘긴 나이에 장계향은 음식디미방을 썼다고 해요.

 

 

음식디미방에는 총 백마흔 여섯 가지의 음식조리법이 소개되어있는데,

조리법중에는 생선과 고기조리법이 가장 많고,

술과 식초를 만드는 조리법도 많이 다루고 있다고 합니다.

장계향은 음식디미방에서 음식들의 조리법을 무척이나 상세하게 밝혀놓았는데

남성들이 쓴 요리책에서는 볼수없는 특징이기도 하죠.

 

 

 

장계향 또한 시짓기에 소질도 있었지만

남편 뒷바라지 잘하고 자식들 잘 키우는 여자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평소에 글은 쓸수없었지만

일흔이 넘은 나이에 자신이 평생동안 해온 음식에 관련된 내용을 글로 써서 남겼다는 생각이 드네요.

 

 

여성들의 글쓰기에 대해 좀더 관대한 분위기가 조성되었었더라면

지금쯤 더 많은 옛 음식에 대한 문헌들을 만나볼수 있었을텐데..

이 대목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이외에도 다양한 인물들과 그들이 즐겼을법한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다양하게 접할수 있었는데요.

각각 다른 시대속에 다양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지만,

음식을 먹고 힘을 냈고, 때로는 음식을 통해 위로를 받기도 했을거에요.

당시 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음식 재료를 중요하게 여겼는지를 안다면

옛사람들에 대해 좀더 공감하고 이해할수 있지 않을까요..

 

 

 

옛사람들이 먹었던 음식과 역사이야기를 함께 만날수 있어

흥미있고 재미있었던

'이순신 장군과 고기국수'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

음식에 대해 알고 싶은 아이들에게

 흥미있고 재미있게 역사와 역사속 인물을 만날수 있을거같아

꼭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