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 쯤 꿈 꾸지 않았을까?

전 세계를 돌며 여행하는거..내 버킷리스트  항목에도 유럽여행이 있는데.

 

하늘에서 돈이 뚝 떨어지듯, 행운의 돈이 생겨 그 돈으로 뭘 하겠냐고 물어온다면 나도 폼나게 세계여행을 떠나겠다라

말할거다. 한낮에 잠시 스치듯 지나가는 꿈길처럼. 그런데 그 꿈을 이룬 사람이 있다.

 

마이케 빈네무트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 50살이 지나고, 180cm 넘는 키에 금발의 아름다운 동안 외모를 가진 무자식 싱글녀

독일 괴팅겐대학, 베를린 대학, 영국 엑서터 대학에서 독문학과 영문학을 공부했고, 기자학교를 수료하고 함부르크에

제법 큰 저택과 뮌헨에 작은 집을 이미 가지고 있던 여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꽤 좋은 조건을 갖춘 자유로운 여자.

 

책의 표지에 실린 소개글에 다음과 같이 쓰고있다.

2010년 독일의 유명 퀴즈쇼 <누가 백만장가가 될 것인가?>에 도전해 50만 유로(원화로 6억6천 상당) 상금의 주인공이

된다. 퀴즈쇼 우승자가 되기 전 상금을 받는다면 무엇을 하겠냐는 사회자의 실문에 한 달에 한 도시씩 총 열두 도시를

여행하겠다고 답했고, 꿈같은 일이 현실이 디자 이를 실행하기로 결심한다.  안정된 일상을 버리고 1년간 세계 여행을

떠나 자신에게 완전한 자유를 선물하기로 한것이다.

호주의 시드니, 인도의 뭄바이,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이스라엘의 텔아비브, 에디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 쿠바의 아바바

등 마음속에 떠오르는 도시들을 주저 없이 노란 포스트잇에 적은 후 한가지 원칙을 정했다.  매월 1일 새로운 도시에

도착해 마지막 날에 다음 도시로 떠나기!

 

내가 상상하는 여행이란 어떤건가?

3~4일쯤 연차 휴가를 얻어, 초등생, 고등학생인 아들 둘 학교쉬는 날을 맞추고, 가이드가 딸린 이미 짜여진 수학여행

코스같은 빡빡한 일정..아니면 토요일 휴가내고 금요일 저녁에 떠나는 무박 2일 정도의 일본여행, 여름 휴가때를 맞춰

떠나지 않으면 안될것 같은 강박에 떠밀려 뜨거운 고속도로를 힘들게 달려 휴가인지 고생인지 모를 여행을 다녀와야

할일 했다는 생각을 하는거?

현실은 그마저도 참 쉽지 않다는거..이런 저런 핑게거리는 참 많기도 하다.

자녀들 다 성장하고, 일선에서 은퇴한 지인중 한분이 지난해 딸이 사는 캐나다로, 2주동안의 유럽  패키지 여행을 떠나 

밴드에 사진과 글을 올린걸 보고 참 부러워했었는데,  아쉽게도 그분은 육십 중반의 나이에 여행길이 힘들었는지 다녀

오신 후 한참 동안을 앓으셨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 나처럼 일상에 묻혀 지금이 아닌, 여행을 미래에 ...를 꼭 가야지 상상만 하는 사람이 많다. 

 

이 책은 작가 마이케가 세계지도를 지그재그로 여행한 호주 시드니, 아르헨티나 부에노아이레스, 인도 뭄바이, 중국 상하이,

하와이 호놀룰루, 미국 샌프란시스코, 이스라엘 텔아비브,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쿠바 아바나 열두 도시에서 어린시절

자신을 포함한 열두사람의  지인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되어있다.

 

1년간의 세계여행은 1년짜리 실험이라며 서로 다른 환경의 열두도시에서 살면서 그 환경들이 그녀에게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 보는것이며, 여행은 답이 아니라 질문에 몰두 할 기회이다.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남은 40여년 동안 뭘 하고 싶은가? 인생을 조망하고 점검하려면 잠시 멈춰 자신을 돌아 볼

시간이 필요한데 여행이 그 기회이며 여행이며, 겸손을 배우는 왕도는 여행이라는 그녀의 글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그녀는 내생각을 바꾸게 하고 작은 숙제 꺼리를 제시한다.

 

하나. 내 나이 사랑하기.

나이를 먹는건 흠이 아니라 재산이 늘어가는 것이다.

언제부턴가 인정하기 싫어하면서도 스스로 의식하고 있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의 나이차가 10년도넘고, 더블 띠동갑

이 되고, 조카, 아들뻘인걸 느끼면서 내가 늙어 간다 한다. 일찍 결혼한 친구가 할머니가 되어 딸 몸조리에 우는 손주

달랜다는 자랑섞인 투덜거림에 축하보다는 묘한 서글픔과 대중가요 가사에 늙어 가는 것이 아닌 익어가는거란 말에

위로를 받았었는데 마이케를 보니 그렇지도 않다.  나는 그녀보다 젊다.

 

둘. 배울거리가 또 생겼다.

가이드에 이끌려 다니는 여행객이 아니라 현지인처럼 지내고 싶은 여행을 하려면 영어는 배워둬야겠구나.

한가지 악기정도는 배워야겠구나, 특히 우쿨렐라는..여행지의 축제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바로 문화센터에 문의했더니 다음주 9월7일 월요일 7시30분에 우쿨렐라반이 개강을 한단다 ㅎㅎ

마이케가 어울렸던 벨리도 맛봐 뒀고, 바다위에서 둥둥 떠서 아침의 떠오르는 해를 보는 행복을 이미 아니 그 위에서

책을 읽을 준비는 충분하고, 잠수는 뭐 좀만 배우면 되겠다.   

그녀가 말하듯 초보자로서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는것만큼 짜릿한 일은 없다. 

 

셋. 완벽한 준비와 확정적 지식은 성공적인 여행에 가장 치명적이다.

지인중에 여행가기전 모든걸 완벽하게 준비하는 이가 있다. 동선, 가서 먹을 메뉴까지, 구글 지도로 일본 도시중 하나

처음 가는곳도 몇번은 가본 사람처럼 익숙하게 찾아가기..준비성이 대단하다 감탄했었는데, 그런 준비성 없인 나서기

두려울 줄 알았는데 마이케가 말하네..다 준비되었고 다 안다면 여행에서 뭘 배울 수 있겠어. 여행을 하면서 아침보다

저녁에 조금 더 영리해지는 거지.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이야.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한 완벽한 준비가, 보고자 하는것만 보는 일도 되고, 때론 의외의 만남, 행운을

만날 기회를 잃을 수도 있겠구나.

 

넷. 여행을 위해 꼭 집을 떠날 필요는 없다.

'여행은 늘 내려놓기와 관계가 있다.  고정된 일상에서 스스로 벗어나기, 한발 물러나 관찰하기, 다시 새롭게 느끼기'

- 마이케의 지인 이나젠프레벤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아주 익숙한 물건들도 늘 처음 보는 물건인 것처럼 감탄의 눈으로 보려고 애써야 한다. 

그러면 당연함 속에 잠들었던 감탄을 다시 얻게 되고 세계는 신선함을 유지한다.  그러지 않으면 삶, 기쁨 감탄,

모든 것이 잠든다.  - 토마스 만의 <사기꾼 펠릭스 크룰의 고백 -

 

마지막 즈음 아미케는 말한다.

'나는 세계 여행을 한 것이 아니라 나를 여행한 것이다'

이 책을 쓴 이후에도 그녀는 여전히 독일의 열두도시에서 각 한달씩 거주하는등 또 다른 한달에 한 도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단다.  사진으로만 기억되는 스치듯 지나가는 여행객이 아니라 현지인으로 살아가기.

여행이 지속 되는 한, 인생은 결코 따분하지 않다는 그녀의 말을 실천중이다.

 

마이케가 1958년에 나온 <내셔널 지오그래픽> 닳아 해진 오래된 여행기를 읽으며 즐거워하듯 나도 이 책을 읽으며

참 즐거웠다. 지금은 대리 만족일 뿐이지만 언젠가 여행을 한다면 그녀의 여행기를 따라 설레임을 주는 그곳들을 찾아

보고 싶다.

여행을 꿈꾸기만 하는사람,  삶이 무료하고 우울하다 느끼는 사람,  곧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우고 기대감에 설레고 

있는사람... 한번쯤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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